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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아이 토토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26
이시이 고타 지음, 사쿠라이 아쓰코 그림, 고향옥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만 보면 골목대장을 떠올리게 하는 책 『거리의 아이 토토』. 하지만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밝지 않았다. 지구는 둥글고 세상은 참 넓다. 그리고 다양하다. 사는 방법, 풍습, 지역, 이름, 인종, 습관 등등. 모든 것이 다르고 그렇기에 신기하게 여겨지는 세상. 1980년대부터 사용 되었다는 지구촌. 지구 전체를 한 마을의 개념으로 두고 칭하는 이 말은 그만큼 세계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정보화 사회를 넘어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 가장 어울리는 말이지만 실시간으로 지구 저편의 소식까지 알 수 있는 지금, 마을이라는 뜻인 촌村은 좀 이질감이 있다. 친구 같고, 이웃 사촌 같고, 내 가족 같은 다른 나라 사람들. 그토록 빨리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발달된 IT산업.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가 행복한 사회는 못 되는 것 같다.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사정을 속속들이 꾀찰 수 있는 인터넷과 SNS라는 수단을 얻었지만 정말로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진 않다. 아직도 지구 반대편 혹은 우리나라 안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많다. 정확히는 외면하는 사람이 더 많다.

세계에는 참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슬픈 것은 어린 아이들이다. 돈을 벌기 위해 거리로 내몰려져야 하는 아이들, 부모가 없어 거리로 내몰릴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 각양각색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지금 거리에 있다.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어떤 방송에서 콩고에 대해 방영을 했던 적이 있다. 마약을 하며 거리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그 아이들은 계모에 의해 집에서 쫓겨 나거나 집에 부양할 사람이 너무 많아 순위에 밀려 쫓겨 나기도 했으며, 부모의 학대를 참지 못하고 뛰쳐 나온 아이도 있었고, 부모가 죽어 거리로 내몰린 아이도 있었다. 다 슬픈 사연이다. 아이의 몸으로 감당하기 힘든 사연이다. 아이들은 서로 모여 살았다. 자신들 말고는 의지할 곳이 없는 것이다. 사회 단체에서 도움을 주지만 그것은 잠깐일 뿐이다.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이 가야 하기 때문에 꾸준히 돌볼 수 없는 것이다. 아이들은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성장한다. 제 나름대로 적응 한다. 주위의 위험 물질과 유혹들이 가득한 거리에서 아이들은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길임을 알면서도 어두운 길을 택한다. 악하더라도 먹고 살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믿기 힘든 이야기가 가득 적혀 있었던 그림책을 떠올린다. 아이들은 서로 알지 못한다. 그러나 같은 아이들이다. 모두 사정을 가지고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누군가를 부양하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전쟁 때문에 힘든 생활을 해야만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아이들. 왜 그 아이들은 제 꿈을 꿀 수 없는지, 꿈을 이룰 기회를 얻지 못하는지, 공부를 할 수 없는지,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지 그게 의문이다. 지구 한 쪽에서 사람들은 배불리 먹는데 왜 지구 반대편에서는 배불리 먹지 못하고 굶고 있는지 의문이다. 먹고 싶어도 먹을 것이 없어 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독초를 먹는 아이들도 있었다. 미음만 먹어도 살 수 있는데 그조차 먹지 못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이들도 있었다. 먹은게 없는데 헛배만 불러 앙상한 몸체로 기운 잃고 생명까지 사그라드는 아이들.『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 소개된 이야기의 일부다.
하루에 전국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만2천여톤, 1년이면 410만톤으로 8톤 트럭 1,400대 분에 이릅니다. 이를 자원적인 측면에서 돈으로 환산하면 15조원으로 월드컵 경기장 70개를 지을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다. 15조원이 낭비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많게는 전체 음식의 30%(약 483억 달러 상당)가 버려지고 있다. 누구는 배불리 먹다 못해 음식을 버리고 있는데 지구 반대편에서는 먹지 못하고 있다는게 말이 되는가? 하지만 그게 사실이다. Fact다. 믿을 수 없는 팩트. 잔인하게도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불공평한게 세상이다. 저 아이들을 모두 우리나라로 데려올 수 있다면 좋을텐데. 모든 이들이 다 먹지 못할 음식들만 추려 저 아이들에게 온전히 먹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모두가 조금씩 줄이고 모아 저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하는게 아쉽다. 실천을 두려워하는 우리들이 참으로 밉다. 내가 밉다.

토토는 힘찬 아이다. 니코를 병으로 잃고 할머니와 헤어져 거리에서 살아가던 토토. 그곳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들과 만나 함께 힘을 모아 살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여자친구 린린. 갑자기 닥친 자연재해로 살던 곳은 아수라장이 되고, 마을이 혼란한 틈을 타 범죄가 일어난다. 희생량은 거리에 있던 아이들이다. 인신매매의 불편한 진실. 토토는 친구들을 구하러 갈 용기가 없어 거리를 떠돌다 나쁜 아저씨를 만난다. 강도짓을 하는 아저씨에게서 도망친 토토는 인신매매단에게서 가까스로 도망친 친구들과 뭉친다. 그리고 홀로 린린을 구하러 간다. 거리에서 살지만 그들은 정의를 뒤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 사이엔 의리도 있고 정도 있고 사랑도 있다. 단지 우리와 다를 뿐이고 더 힘들게 살 뿐이지 못하지 않다. 그들이 틀린게 아니다. 토토는 그 힘든 상황을 참 잘도 이겨낸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 토토에게. 그리고 토토를 닮은 모든 아이들에게.
세상에는 수 많은 토토가 있다. 1억 4천만 명의 토토가 있다. 병, 전쟁, 사고, 폭력 등으로 거리에서 혼자 살게 되는 수 많은 토토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들에게는 우리의 작은 관심이 필요하다. 너무 많이도, 너무 조금도 아닌 적당한 관심. 그들은 너무나 약하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냉장고를 열어보고 "먹을 게 없네."라며 울상 짓는다. 아니다. 없는 게 아니다. 먹을 것은 가득하지만 먹고 싶은게 안 보일 뿐이다. 저 아이들은 정말로 먹을 게 없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정말 먹을 게 없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리고 저들을 돕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에게 있어 한 번의 교통비도 안 되는 1,000원이 저들에게는 하루 생활비라고 한다. 하루 10만원을 쓰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보다 더 많은 돈을 허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결코 못 사는게 아니다. 제발 힘 내자. 저들의 생활을 보고 파이팅 하자. 거기에서 그칠게 아니라 돌려 주자.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으며 살아오다 이제는 다른 나라를 돕는 공여국이 되었다. 코 묻은 어린아이의 풋돈을 받아 살아 왔던 지난 날을 떠올리자. 그리고 은혜 갚은 까치처럼 한 때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던 저들에게 우리가 도움을 주자. 한 번에 많이 주는 것 보다 적은 돈을 나누어 꾸준히 주는 것이 좋다고 누군가 말했다. 저들이 한 달을 버티기 위해 필요한 3만원의 생활비를 나누어주자. 그들도 꿈을 꿀 수 있게 해주자. 희망의 빛을 볼 수 있게 해주자. 토토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정의를 잃지 않고 밝게 살았던 것처럼 저들에게도 희망을 안겨주자.
+ 이 서평은 푸른숲주니어 모니터원 4기로 활동 중 출판사 푸른숲 주니어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작성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