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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나 - 나도 모르는 나의 존재에 대하여
와시다 기요카즈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누구인가 그래, 늘 궁금했어. 누구일까, 나는 무엇일까. 나는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매번 변하는 마음을 보면서 진짜 나는 어디에 있을까 궁금했고 알고 싶었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은 무조건 읽고 싶었어. 알 수 없는 나 그러게 나는 (그리고 그대들도 포함하여 우리 모두) 자신을 알 수 없어. 책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우리는 우리의 신체 중 일부를 거울이나 사진이 아니고서는 절대 볼 수 없지. 생각해보면 조금 무서워. 나는 내 얼굴을 볼 수 없어. 거울에 보이는 나는, 사진으로 보는 나는 정말 나인 걸까. 이 질문의 끝이 있을까. 책을 덮으면 나는 나를 알 수 있을까.
83p 어른인가 아이인가, 혹은 노인인가. 이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자고 시간이라는 직선의 눈금자 밖으로 걸어나오자. 대신 저기에 가면 나는 누군가가 되고, 여기에 오면 누군가가 된다는 식으로 자신을 부풀리거나 축소하거나 부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삶을 상상해보자.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나 여자가 되는 것을 남자가 되는 것을 그리고 어른이 되는 것을 강요받으며 살아왔어. 너는 여자니까 핑크, 너는 남자니까 파랑, 너는 아이니까. 너는 어른이니까. 자 사진 찍을 거니까 브이. 너는 동생이니까, 너는 형이니까. 알려준다, 배운다와 강요한다, 강요당한다의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억압 받고 강요 당하며 살아오며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잃는 건 아닐까. 어느 순간 어른이 되었고 너는 어른이니까라는 족쇄를 차고 난 후 문득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차올랐을 때 우리는 답하지 못하고 질문은 끝이 없고 그렇게 혼란, 갈등 그리고 우울이라는 감정의 늪에 빠져드는 건 아닐까.
137p 나다움 같은 것을 찾아 자기 내부를 샅샅이 뒤지지만, 사실 우리 내부에 그런 게 있을리 없다. 만약 그런 게 잠재되어 있다면 애초에 그런 질문에 얽매일 일도 없을 것이다.
인문학 책을 읽다 보면 가끔은 궤변 같고 또 가끔은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나에게 이 책은 후자였어. 그리고 내가 평소에 의문을 가지고 생각해왔던 것들에 대해 이 책은 나와 같이 고민해 주었어. 작가 와시다 기요카즈는 나와 비슷한 사상을 가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