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
윤재성 지음 / 새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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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쓰면 좋을까, 빈 페이지를 보면서 한참 고민을 했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서 자꾸만 책을 덮었고 그때마다 작가는 왜 이런 글을 썼을까 생각했어. 잔인한 사람들. 이유 없이 불을 지르는 방화범(마지막에도 나는 뭐? 뭐라고?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그랬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을 지르라고 하는 사람도 불을 지르고 다니는 모방범도 끔찍하게 싫었어. 무엇을 얻기 위해 그런 짓을 하는 걸까 나는 도저히 모르겠더라.

불행. 그래 여기 나오는 이들은 하나같이 불행했어. 방화범에 의해 죽은 형진의 동생도, 동생이 죽던 날 그 화재로 불에 타 화상을 입은 형진도, 동생을 둘 다 잃고 결국 자신도 잃은 형문도. 남자 하나 때문에 결혼이 뭐라고 그걸 하겠다고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포기했던 기자 정혜도, 욕심에 더없이 추악한 짓들을 한 정치인 무택도, 오히려 그 인생이 불쌍하다 싶은 창우도. 누군가에 의해 불행해졌고, 또 자신에 의해 불행해졌던 그들. 그들 때문에 머리가 아파. 속이 울렁거려.

형진은 화상 치료가 어느 정도 끝나고 나서 경찰에게 동생이 죽고 자신이 다친 그날 자신의 집 담벼락 아래서 방화범을 보았다고 몇 번이고 말을 했지만 믿어주지 않았어. 그러면 방화범을 자신이 직접 찾겠다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다 결국에는 형문과 인연을 끊고 범죄자가 되고 모든 걸 포기한 노숙자가 되었어.

그런 형진이 자신을 취재하러 온 기자를 만나면서, 한동안 불을 지르지 않았던 방화범이 다시 나타나 불을 지르면서, 그 둘은 함께 방화범을 찾아 나서면서 이야기는 전개되는데, 나는 사실 불을 향해 뛰어드는 형진이 이해가 잘 안되었어. 형진과 함께 행동하는 기자 정혜도 도대체 왜, 무엇을 얻고 싶은 거였을까.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더 묻고 싶었어. 이 책에 나오는 그들은 다 어디서 온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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