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의 기술 -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양장본)
사카토 켄지 지음, 고은진 옮김 / 해바라기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방해 받지 않는 시간 3시간이면 꼼꼼히 읽어도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일본인다운 세심함이 드러나는 책이다. 달리 보면 이런 내용으로도 책을 내나 하는 조잡함도 조금 느껴진다. 하지만 저자가 책에서 얘기했다시피 여러 가지 구체적인 사례로부터 자신에게 가장 맞는 메모 기술을 찾아내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목적에는 부합하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제는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그 자리에서 바로 기록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기록한 것을 나중에 다시 읽고 활용하라!”는 것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지만 나는 그런 건 다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바로 기록하고 나중에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면 그것이 어떤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던 자신이 편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부분들은 플랭클린 플래너와 같은 다이어리를 제대로 사용한다면 저절로 적용되는 것들이다.

나는 플랭클린 플래너는 1년 반 동안 사용하다가 나머지 반 속지를 사용하지도 않은 채 다른 도구로 바꿨다. 나에게 맞는 도구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플랭클린 플래너의 기저 개념이 되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10가지 자연 법칙은 매우 훌륭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개념이다. 하지만 플래너는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 이관되는 업무에 대해 매번 다시 적어야 하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3개월 이전의 자료를 다시 찾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 비용도 만만치 않다.

우연한 기회에 PDA 동호회에 들렀다가 PDA에서 플래너와 유사한 기능을 구현한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을 플래너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마침 놀고 있는 PDA가 있어 사용을 위해 설정을 하고 테스트를 했다. 매우 만족할만했다. 단, 여기에도 단점이 있었는데 손으로 적어가는 느낌을 살리기 힘들었고, 손글씨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컸다.

그래서 이것을 보완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 PDA와 동일한 크기의 수첩을 구입했다. 그래서 이 수첩을 각종 자유로운 메모로 사용하고 이 중에서 중요한 사항만을 PDA로 이전하는 방법을 썼다. 결과는 대만족! 저자는 PDA를 사용하면 켜고 끄는데 시간이 많이 든다고 책에 썼는데, 아마 저자는 PDA를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옆에서 슬쩍 봤거나 남에게 얘기를 들었으리라. PDA는 파워를 켜고 끄는데 전혀 지연 시간이 없다. 모두 메모리에 올려서 사용하기 때문에 속도가 무지 빠르다. 노트북과 같이 하드 디스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PDA로 정리 후 활용도도 매우 높아졌다. 검색 기능을 사용하면 관련 모든 정보를 몇 초만에 정확하게 찾아낼 수가 있었다. 이게 진정한 데이터베이스다. 저자는 몇 년 간의 메모들을 모아놓으면 데이터베이스가 된다고 하는데.. 수북이 쌓인 공책들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일일이 찾아보기란 여간 곤욕스러운 것이 아니다. 거기다 정보가 흩어져 있다면 찾는 시간보다 새로 생각해 내는 시간이 더 적게 걸릴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문명의 이기인 어플리케이션들을 최대한 활용하기를 적극 권장한다.

하지만 권장할 뿐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앞서 얘기했듯, 또 저자도 얘기하듯이 메모이건 녹음이건 뭘 도구로 사용하건 중요한 것은 내가 바로 기록하고 나중에 활용하기 쉬우면 그만 이니까 말이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자신만의 메모 – 메모라기 보다는 계획과 피드백 – 방법을 찾아나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발전시킨다면 시간과 노력을 훨씬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남보다 시간과 노력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는 말이 곧 남보다 빨리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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