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널의 조건 피터 드러커의 21세기 비전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 청림출판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그 두께와 난이도만큼이나 읽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 책이다. 이 책의 많은 내용이 이후에 읽었던 <자기경영노트(The Effective Executive)>라는 책의 내용과 유사하다. 저자가 글을 쓴 시기를 고려해 보면 <자기경영노트>를 먼저 집필한 후 이 책을 내놓을 때 그 책의 내용을 경영자 관점에서 프로페셔널이 되고 싶은 일반 직장인들 관점으로 다시 다듬어 적어놓은 것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저자는 미래를 예견하는 선견지명이 뛰어난 당대의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서문인 ‘한국의 독자들에게’라는 글에서 한국만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라는 글을 남겼다. 북한의 사회와 경제를 재건하고 재창조하는 일이 그것이다. 현대의 우리 사회는 급변하는 사회 상황을 다양한 이름을 가진 트랜드로 만들어 내고 있다. 전 세계적인 변화가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사정에만 맞는 것들도 있다. 아직 북한에 관한 트랜드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얼마 안가 지금의 부동산이나 로또 복권처럼 어떻게 북한을 대상으로 사업을 해 볼까하는 이야기들로 사회가 술렁거리게 될 것이다. 그 때를 위해 지금부터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도 ‘인생역전’하는 좋은 투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각설하고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프로페셔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지식과 자신의 분야에 대한 고도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실행력으로 성과를 만든다!”하는 전문가에 대한 정의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는 더욱 전문가가 사회의 부를 더 많이 가져가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 이유이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자기의 강점은 무엇이고, 자신은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는지, 나의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지, 나의 가치 기준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에 자신의 전문 지식 분야에 있어서는 조직 내 누구보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분야에 대해 조직 내의 다른 어떤 사람보다 더 알고 있는 정도의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이 아니면 쓸모가 없다.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의사결정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리더쉽과 같이 방향 잡힌 실행력으로 꾸준히 전진하는 것이다. 이 힘의 방향은 조직에 공헌할 수 있는 성과가 되어야 한다. 고등학교 때 배운 벡터를 생각해보자. 힘의 방향이 잘못되면 노력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거나 되려 마이너스의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자신은 열심히 공부도 하고 또 꾸준히 한다고 했는데 조직에는 되려 해가 되는 경우이다. 나의 지식과 행동력의 방향이 성과를 향하지 않는다면 쓸모 없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

피터 드러커는 지식사회에서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이 책에서 대체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주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많은 그의 책이 그렇듯 조직 내에서의 개인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회사측을 위해 직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개인은 어떻게든 모든 조직에 속해있다고 반론한다면 별로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가정도 조직이고, 회사도 조직이고, 사업을 해도 조직이고, 비영리 단체도 조직이라면 말이다. 또 회사를 위하는 것이 곧 개인을 위하는 길이며 서로 윈윈하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역시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자꾸 드는 걸 어쩌란 말인가. 저자가 왕년에 컨설팅이라는 직업을 갖지 않았었다면 그런 느낌은 없었을 텐데.

이런 저런 느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는 가슴 깊이 새겨둘 명구들이 많다. 내가 정리한 것만 해도 몇 페이지를 넘는다. 또 우리나라 문화에는 익숙치 않은 ‘피드백’ – 피드백에 대한 적절한 번역어도 없다 - 도 습관으로 삼는다면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예측하고 나중에 확인하는 것,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것, 목표를 세워 돌진하고 돌아보는 것. 이것이 피드백이다. 우리는 목표를 세우고 나아갈 줄만 알지. 다시 돌아보는 문화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이 책에서 돌아보는 지혜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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