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은 항상 결심만 한다 - 하루에 몇번씩 '변해야지'라고 생각만 하는 당신에게
팻 맥라건 지음, 윤희기 옮김 / 예문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꼭 하기로 결심한 일이지만 어떤 이유로 또는 아무 이유없이 미뤄두고 있는 일이 있어서 자신을 채찍질하고 실천을 위한 가이드나 힘을 얻고자 해서 제목을 보고 이 책을 선택했다면, 다른 책을 골라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독자로 딱 맞는 조건은 조직에서 살아남기 원하는 회사원이다. 자신이 어떤 회사에 속해 있는 임직원이 아니거나 회사에서 일어나는 변화 - 구조조정 같은 -에 별로 신경쓰지 않을만큼 능력이 있고 회사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손에 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반대로 만약 자신이 회사에서 해고 당할 것 같은 생각에 노심초사하고 있거나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면 이 책은 분명한 도움을 줄 것이다. GE 같은 대기업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컨설팅했던 저자의 노하우가 담겨있다.

2000년도 '내 치즈는 누가 옮겼을까' 이후 불기 시작한 '변화'라는 아이템의 인기는 3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진부해 질 때도 되었는데(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실 그리 새롭고 신선한 아이템도 아닌데), 다른 표정과 다른 모습으로 조명되는 시도가 끊이질 않는다. 이 책은 '변화'를 더 구체화하고 있다. 여기에서 언급되는 '변화'는 2가지 종류이다. 하나는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적극적 의미의 내적 변화, 그리고 다른 하나는 외부로부터 나에게 영향을 주는 외적 변화. 특히 이 책에서는 회사원들이 조직 속에서 받게된 여러가지 압력을 외적 변화라고 한정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변화에 대해 적극성을 가지기를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변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개념은 다음과 같다. '변화'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만큼 강력하고 파괴적인 것도 아니다. 내가 정의하는 '변화'란 더 나은 목표을 향해 가기 위한 나타나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그 방향이 잘못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 그 '변화'를 막고 올바른 길로 돌려놓는 것 역시 또 다른 '변화'이다. 모든 '변화'의 현상은 이런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영어공부를 하기 시작하고, 이직을 하고, 이민을 하기로 결정하는 '변화'는 그것이 그 개인의 인생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경영방침을 바꾸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변화'는 그것이 그 기업의 이윤추구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고, 경제재제 조치를 하기 시작하고, 새로이 무역을 시작하는 것도 그것이 그 나라의 국익향상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변화' 그 자체가 우리의 관심이 대상이 아니라 변화를 이끌고 있는 목적, 목표, 비전이 진정한 우리의 관심이라는 것이다.

회사에 불어 닥친 '능력없는 사람을 해고하고 회사에 필요한 사람을 우대하는',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사실 그리 새로운 것도 아니고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이런 능력위주의 고용환경 '변화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IMF와 때를 맞추면서 좀 더 명확히 드러난 것 뿐이지 이런 변화의 양이나 속도가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변화는 CEO와 같이 거창한 사람들이 하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해 왔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혹시 어떤 일을 하다가 이렇게 바꿔보는 것이 훨씬 편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면 이미 변화를 일으킬 준비가 되어있는 셈. 이렇게 자신과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주변을 변화시키다보면 외부에서 압박하는 '변화'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그럼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변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자신이 하나의 기업되기, 정보화시대의 기술 개발, 스스로 career path 설정 등 모두 회사 내에서 업무처리 능력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들이다. 설득력은 있지만 그리 독특하지는 않은 방법들의 나열. 번역서라서 번역된 용어가 생소하거나 다소 문맥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한 번에 이해가 어려운 것 역시 아쉬운 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