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초이스
존 하몬드 외 지음, 전기정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중학교 수학 수준의 아주 간단한 '경우의 수' 개념과 통계에 기초한 수치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그러나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점이 두 가지 있다.첫째로 저자는 선택할 대안들의 key factor들의 수치화를 통해기대값을 계산하고 이를 변환해서(trade-off) 최종 결론을 도출한다. 그러나 수치화를 하는 과정의 대부분이 개인의 매우 주관적인 감정이나 경험에 의존한다. 비록 결과는 수학을 통해 변환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 과정 자체는 논리적이며 합리적일 수 있으나, 다루고 있는 수치 자체가 논리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도출된 결론 역시 이러한 오류를 벗어날 수 없다.

우리들은 우리가 자신을 평가하는 것처럼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다. 저자가 이 책의 마지막에 언급한 인간사고의 함정 중에 빠진 가장 큰 함정은 '인간은 자신의 행운을 과대평가하며, 자신의 불행은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만약 인간이 합리적이라면 절대 복권을 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남들은 안되도 자기는 왠지 1등에 당첨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만약 인간이 합리적이라면 국가가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고용보험과 같은 제도를 만들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암에 걸리거나 교통사고를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구 지하철과 같은 사고가 나도 왠지 나는 살아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따라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주관적인 수치에 의존한 결정은 자신만은 잘 되리라는 인간의 비합리성을 내포하게 된다.

두번째 의문점은 이런한 의사결정 방식을 사용하는 문제의 규모에 대한 것이다. 만약 누군가 귀가하는 대중교통 경로를 결정하려고 할 때 이를 위해 이 책의 방식대로 목표수준인 시간, 교통수단, 걷는 정도, 갈아타는 정도, 교통체증, 분위기 등 관련 key factor들에 대한 자료를 표로 정리하고 이런 것들을 여러가지 기준에 의해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변환했을 때의 최종결론과직관적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경험을 가지고 선택한 수단과
얼마나 다를까? 즉, 비용 대비 효과는 어느 쪽이 더 클것인가?칼 융의 성격유형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는 두가지 경향을 가진다. 감각형(sensing)과 직관형(intuition)으로 나뉘는데 사람마다 정보를 인지할 때 선호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말이다. 직관형의 사람의 경우에는 자신의 직관을 따르는 것이 이 책의 의사결정 방식보다 더 나을 수 있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들이 대부분 이론에 강하다는 걸 생각하면 모두 감각형의 사람들이 아닐까.

그러나 이직, 이사 등 규모가 크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결정에 대해서는 PrOACT 방법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중요한 결정에 앞서 미리 자신의 목표와의 일치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단순히 머리 속에서의 생각이 아닌 기록을 함으로써 다른 대안이나 결과의 예측을 좀 더 명확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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