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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박물관과 생물다양성
이병훈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11월
평점 :
이 책은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우리 나라의 현실을 비판하면서 끊임없이 선진 자연사박물관들을 비교 검토해보고 앞으로 어떻게 자연사박물관을 만들고 유지하며, 나라에 파급될 자연사박물관의 장점을 쭈르륵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때문에 그 동안의 자연사박물관 설립 노력들과 진척사항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집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이 하나도 없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자연사박물관은 그 나라의 발전척도라고도 하는데 아직 우리 나라엔 제대로 된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다. 전 세계에 약 5000개가 운영되며 미국엔 1200개, 독일 600개, 영국, 300개, 프랑스 150개, 그리고 항상 경쟁상대로 보는 일본만 해도 150개가 있다고 한다. 또한 OECD 가입국 중 유일하게 자연사박물관이 없다고 한다. 자연사박물관은 그 나라만의 고유한 종을 관리 보존하는데 필수적이고 정서적, 의학적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데 우리 나라는 아직 우여곡절이 많은가 보다.
우리 나라 고유의 종들을 채집하고 관찰하고 후대에 알리기 위해서도 자연사박물관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현재 지구상 생물종들이 과거6500만 년 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절멸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그 심각한 현실을 자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은 자명하다. 몇 개의 대학 자연사박물관이 존재하긴 하지만 재정적인 면이나 강연, 교육, 홍보, 실습 면에선 턱없이 부족하기에 국립자연사박물관이 필요한 것이다.
반면 이 책은 자연사박물관의 효율성과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우리 나라도 이만큼 사는데 왜 이런 것 하나 없냐하는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반감이 들기도 한다. 경제적인 척도에 맞게 박물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잘 사는 나라들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고 생물 다양성에 가장 피해를 준 장본인들이면서 허우대만 차리려고 하는 건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한다. 자연사박물관만 만들어 두기보다는 다방면에 걸친 환경보호에도 같은 양만큼의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