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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듀어런스 -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캐롤라인 알렉산더 지음, 김세중 옮김, 프랭크 헐리 사진 / 뜨인돌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다 읽고 한편의 영화를 봤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로 만들어 질지는 모르겠지만 책으로 인듀어런스호의 상황을 접할 수 있어 행운이라 생각된다. 단순히 힘들고 고난이 된 일을 기술했다면 주목을 받지 못하겠지만 인듀어런스란 책안에는 고생을 같이 경험한 사진가의 생생한 감동적인 사진들이 고스란히 내용을 표현하고 있어 책의 가치가 더 상승하지 않았나 생각이든다. 험난했던 상황들을 하얀 빙하를 배경으로 보기엔 멋진 인듀어런스호를 둘러싼 여건들을 영상으로 담고 많은 사람들게 알릴 수 있다는 점도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하겠다.
사진사 프랭크 헐리의 역할도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선원들의 역할 역시 중요했지만 사진사 헐리가 없었다면 생생한 인듀어런스호의 험난했던 모습들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진에서 보여준 빙하를 배경으로 한 인듀어런스호와 선원들의 갖가지 모습들에 제목을 붙인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역동적인 사진들이 있었기에 인듀어런스호란 책을 더 소중하게 해줄 수 있었다.
얼음에 갇혀있으면서 더 먹을 식량도 더 버틸 힘도 없었기에 썰매를 끌기위해 데려간 개들을 죽인장면은 안타까웠다. 선원들이 먹을 식량도 없었기에 그들을 죽였지만 말이다. 헐리가 남긴 사진의 두마리 썰매견들의 모습이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엘리펀트섬에서 전체대원이 매일 평균 11마리의 펭귄을 먹고 5~8월 사이에 약 1300 마리의 펭귄을 먹었다고 하니 식량의 부족함을 엿볼 수 있었다.
어니스트 새클턴경을 중심으로 탐험을 떠나고 침몰을 당하고 캠프를 차리고 다시 구조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새클턴경의 훌륭한 지휘능력도 돋보였다. 또한 인류어런스호에 남아있던 개개인의 선원들역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새클턴경의 악조건하에서 선원들을 관리하고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려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떠날때와 머무를때 그리고 구조될시기를 생각하며 판단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선원들에게 힘을 주기에 충분했다.
책 말미에 선원들의 후일담도 인상적이었다. 한명, 한명의 삶을 조명하며 후일담을 들려주는 부분은 왠지모를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좋은 내용과 생동감있는 사진들을 통해 리더쉽과 인내심, 긍정적인 사고를 배울 수 있었고 빙하를 가로지르며 모험하는 멋진 남성들의 모습도 볼 수 있어 감동이었다. 인듀어런스호의 빙하를 배경으로 한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