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12월
평점 :
절판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본 후 어린 박완서의 후속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해서 바로 읽었다. 20살 부터 결혼전까지의 박완서 개인의 내용이라고 하지만 박완서가 바라본 풍경이며, 그 시절 배경들은 결코 혼자만 간직해서는 안될 이야기들이다. 이유는 박완서를 통해 바라본 세상의 내용들이 너무나 사실적이었고 2000년대에 사는 나로선 한국전쟁 시기의 이야기들을 모르는 터라 책을 통해 역사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를 생생하게 담은 글이라 기록문학이라고 누군가 그랬던 것을 본적도 있는 것 같다.

20살의 젊은 여자의 사고방식도 궁금했다. 여자로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여성의 감성을 어떤 곳에 잘 적응시켰는지도 궁금했다. 글에서 전쟁중 먹을 것이 없어 피난 간 곳에서 오빠 부인과 이집 저집 빈집털이를 하며 먹을 것을 찾던 20대 박완서의 모습이 강하게 기억 남는다. 또한 또다시 피난 간 곳에서 이름모를 카리스마 넘치는 안주인의 보호아래 잠시 평온함을 갖던 모습들도 기억에 남는다.

공부도 잘하고 잘생긴 듬직한 박완서의 오빠가 전쟁중을 통해 변해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지식도 많고 수양도 많이 한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고 항상 멋진 모습으로 있을 것만 같은데 주변의 환경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됐다. 왜 이부분이 인상에 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도 여운이 남는 부분이다.

특별히 여성이 쓴 글은 바라보는 시각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감성도 돋보이고.. 아직은 가부장적인 사회라 남자가 쓴 소설은 남성중심주의가 강한 터라 여성작가들의 글을 읽다보면 왠지 남성중심주의에서 잠시 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근래 들어 여성의 힘도 상당히 신장 되었고 각종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이 눈에 띄고 있는데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라는 책을 통해 남성들은 여성에 대해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고 여성들은 자신감과 가능성을 찾아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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