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 - 진보 VS 보수 향후 30년의 조건 새사연 지식숲 시리즈 3
박세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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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대학에서 홍준표 대표가 강연을 했다. 그 강연해서 홍준표 대표는 “창원에는 빨갱이가 참 많다!”고 말했던 그 문제 발언에 대해 변명을 시도 했다. (아마도 창원 사람들 및 경상도 사람들의 반발이 꽤 있었나보다.) “우리 경상도에서는 반대를 많이 하는 사람을 빨갱이라고 말합니다.” 나름 그럴싸해보는 변명이었다. 경상도 사람에게 전화해서 팩트체크를 해 보아야할까? 어쨋든 홍준표 대표는 그 나름의 독특한 임기 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기개가 넘치는 한 학생이 손을 들어 질문을 던졌다. “대표님. 반대만 하는 사람이 빨갱이 이면 대표님도 빨갱이 입니까?” 순간 강의실에는 정적과 고요가 흘렀다. 학생은 질문을 이어갔다. “빨갱이가 아니시라면 문재인 대통령 칭찬 한 가지만 해 주십시오.” 홍 대표가 대답했다. “쑈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한다!” 역시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 홍 대표다운 발언이었다.

빨갱이. 좌파. 종북. 그리고 진보. 이 단어들은 우리사회 안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상대방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사용되어왔다기 보다는, 주로 자신과 다른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을 규정하고 매도하는 용어로 사용되어왔다. 저자는 이러한 선전(프로파간다)과 이와 관련한 한국 사회의 현상들을 프레임이라는 용어와 이론적 배경을 통해서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사회에는 대결적 구도를 지닌 프레임이 있어왔다. 저자는 보수와 진보, 노동과 자본, 남과 북 등의 이념적 대립이 우리사회에 프레임으로 있어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도 조금은 언급하는 바이지만, 이러한 대결적 이념 구도는 일제 식민지의 잔재이기도 하다. 해방 이후 착취에 시달리던 우리 농민과 일반 사람들은 사회주의에 충분한 매력을 느끼고 지지하고 있었다. 친일 지주 및 권력자들은 기득권을 반드시 유지해야만 했고, 그 이유로 총 선거 같은 일은 반대했다. 남한 만의 독립을 원했고 이를 미군정이 지지했다.

그 이후 남한에는 어떠한 가치와 정신을 중심으로 스스로를 설명하는 집단은 사라졌다. 오직 국가 권력과 군부만이 존재했고, 자본이 이를 뒷 받침했다. 경제 개발은 성역이었다. 성역에서 제외된 나머지는 모두가 이등 시민이자, 조연이자, 희생 제물이었다. 남한 사회에는 성장과 돈이라는 절대적 가치가 군림했고, 이를 거역하거나 반대하는 사람은 모두 빨갱이가 되거나 종북이 되었다. 한국 사회를 다스리는 정신은 홍익인간 같은 사상이 아니라 공산당을 쓸어 없애버리자는 반공 뿐 이었다.

저자는 역사적 사건들을 반추하면서, 역사의 의의 또는 의미를 탁월하게 정리하고 쉽게 설명한다. 또 필요할 때마다 저자가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설명하거나 정의하기도 서슴치 않는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이 책의 저자가 “다시쓰는 한국 현대사”라는 명저의 저자라는 점을 상기하게 된다.

저자는 이제 새로운 프레임으로 사람 중심의 경제와 평화 그리고 상생을 이야기 한다. 내가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다.
그것이 평화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이다.

그 동안 우리는 어두운 반공의 시대를 살았다. 권력의 그늘에 살았다. 자본의 거짓 속삭임과 거대한 공포 아래 살았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의 시대를 오늘도 살고있다. 2017 촛불은 어둠을 밝혔다. 진실을 외쳤다. 평화로운 수단을 통해 권력을 뒤집어 엎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를 진보라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문재인 정부는 문제인 정부다. 먼저, 무엇을 보고 이 정부를 진보라고 말해야 할 지 문제다. 남북 문제를 평화로 이끄는 것? 친일파를 정죄하고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되 살리는 것? 예산을 늘려 복지를 확충하는 것?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무엇을 진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우리사회에서는 누구를, 어떠한 사람들을, 어떠한 가치를 진보의 기준으로 삼는가?

한국 사회에서 진보를 규정하는 잣대는 많고 복잡하다. 하지만, 단순하게 진보란 조금 더 나아진 삶이나 가치를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보란 철저한 이론이 중요 할 뿐 아니라, 현실에서의 실질적 운동 또한 정말 중요하다. 진보란 기존 사회의 틀을 깨고 변화하는 개혁이나 혁명 없이 이루어 질 수 없다.

문제인 정부가 진보 정부로서의 가치와 실질적 운동을 보여줄 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4차 산업이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미래가 아름다운 청사진이 될 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남과 북이 평화로운 길로 가 공동 번영을 이루는 일에도 여러가지 복잡한 과제들이 많이있다. 이러한 따 일수록 우리가 우리사회가 소중하게 지키고 발전시켜 나아갈 가치가 무엇인지? 어떠한 프레임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지 고민 해 보아야만 한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진보 정부라고 스스로 말하고자 한다면, 그에 마땅한 가치와 운동을 설명하고 증명해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저자는 이제 사람을 중요시 하는 사회를 꿈꾼다. 생명과 평화를 상생과 공존을 꿈꾼다.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프레임이다. 저자의 청사진은 쉽다. 명료하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논의가 많아 졌으면 좋겠다. 이 책을 계기로 과거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미래를 합리적으로 준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 진보 운동이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말을 듣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너네 대안은 뭔데?”라는 뻔한 질문에 속 시원하게 대답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너네가 해봐”라는 질문에, “그래 우리가 하니까 다르지!”라고 멋지게 받아 칠 수 있다면 좋겠다. “진보나 보수나 다 똑같아”라는 사람들의 편견에 “아! 진보는 역시 다르구나” 라고 보여주고 증명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야”라는 체념에 “빛은 어둠을 이긴다고, 진리는 거짓을 이긴다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과정이 평화를 가져온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좋겠다.

두서없는 리뷰를 주저리 주저리 쓰며 동양의 사상적 기반이라고 하는 주역(계사전)의 일부 구절이 떠 올랐다. 쉽고 친숙한 프레임이! 오래 유지할 수 있고 덕이 있는 젠틀한 진보가 너무도 그립다!
사실,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진보가 싸가지가 없지는 않다!



쉬우면 알기 쉽고 간략하면 따르기 쉬우며, 알기 쉬우면 친숙해지고 따르기 쉬우면 공을 이룰 수 있다. 친숙함이 있으면 오래 유지할 수 있고 공(功)이 있으면 커질 수 있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어진이의 덕(德)이요, 커질 수 있는 것은 어진이의 마음이다. 쉽고 간략해서 천하의 이치가 얻어지니, 천하의 이치가 얻어지면 그 가운데에 자리를 이룬다.

(易知則有親요 易從則有功요 有親則可久요
有功則可大요 可久則賢人之德이요 可大則賢人之業이니
易簡而天下之理 得矣니 天下之理 得而成位乎其中矣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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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 - 진보 VS 보수 향후 30년의 조건 새사연 지식숲 시리즈 3
박세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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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에 대한 박세길의 탁월한 시각과 요약이 돋보인다. 때론 거칠게도 느껴지지만, 무엇보다 쉽고 명확한 그의 설명과 분류만큼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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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모독자 - 시대가 거부한 지성사의 지명수배자 13
유대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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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정신의 근본은 기독교에 있다고 한다. 기독교. 그리스도교라고 하는 서양의 종교가 된 이 최고의 가르침(종교의 한자 뜻)은 처음부터 박제되고 길들여진 정신은 아니었다. 원래는 대 제국 이라는 애굽에서 경험한 정치적 해방을 그 정신의 뿌리로하는 자유의 정신이었다. 그리스도교는 노예로, 종으로, 천하디 천한 천민으로 살다가 탈출하고 해방을 경험한 작고 작은 민족의 살아있는 해방정신을 폭발적으로 되살리는 사건들과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역사요 이야기였다. 그리스도인이란 정치적 해방 정신이 예수에게서 부활했다고 믿는 사람들이요, 자신들도 예수처엄 살겠다고 모인 모임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들과 이야기는 문서화 되었고 전해지면서 제국의 종교가 되었고, 이 박제된 제국의 종교는 기독교 왕국을 꿈꾸게 되었다. 찬란한 제국의 종교! 로마의 평화! 팍스 로마나!

이 아름다운 구호의 이면에는 칼과 폭력을 앞장세우는 제국의 군인들, 십자군들의 광기가 있었다. 중세라는 이름이 풍기는 느낌처럼 어둡고 사람들을 사로잡는 어두운 정신이, 아니 그리스도의 탈을 쓴 악마가 이제는 세상을 다스리게 되었다. 그러나 마녀사냥은 살아있는 사람만을 그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 썪어가는 정신을 비판하거나 의심하는 자는 그 누구든지 마녀사냥과 화형의 대상이 되었다.

아, 광기와 맹신의 시대.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어두움에도, 어둠이 더욱 짙어갈수록 그리고 흑암이 깊어갈수록 여명은 밝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어둠을 밝히는 빛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았다. 그 빛은 반드시 삶 전체를 바치는 사람들의 희생으로 탄생했다.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불사르고, 모든 정신을 끝까지 태워 바치는 미친 사람들! 이들은 모두가 신성한 모독자들이었다. 이 사람들은 시나이 산에서 불타는 떨기를 보며 자유와 해방을 꿈꾸던 모세, 제국의 떡고물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이제 자유와 해방을 향해 떠나라는 신의 음성을 들었던 미친 지도자의 후예들이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 자신이 보여준 정신은 무엇인가? 말씀이 버려질 껍데기와 같은 육체가 되셨고, 마태의 증언에 따르면 가장 보장것 없고 천한 말구유에 오셨다. 그리고 그는 정치범으로 제국에의해 십자가에서 순명했다. 가장 천한 탄생과 비참한 죽음이 그리스도 사건의 핵심이다.

결국, 제국의 종교가 되고만 기독교는 원래부터 황제의 종교가 아니었다! 제국의 종교는 더더욱 아니었다! 권력의 종교가 아니았다! 그리스도인들은 제국에의해 죽임당한 예수. 예루살렘의 종교자들이 고발한 예수. 민중들의 혐오와 광기로 십자가에 떠밀린 예수를 믿고 따르고자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죄악으로 가득찬 세상과 권력으로부터 신이 예수을 다시 일으켰다고 믿었다. 그리스도인들은 지하 무덤에서 그렇게 믿고 살며 순명했고, 죽음으로 제국에 저항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 자신 또한 그 예수의 정신을 따르고 계승할 때에만, 그 가르침을 따라 살 때에만 진리가 다시 살아난다고 믿었다. 그 진리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렇게 살아갈 때에민 나타난다고 믿었다. 자신들이 빛이되어야 어둠은 물러난다고 생가했다. 그렇게 그리스도인들은 다시 태어났다. 전혀 새로운 존재가 된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성스러움이란! 낮아질 때에만, 비울 때에만, 그리고 희생할 때에만 어둠을 밝히는 빛을 내는 것이다. 그래야만 마침내 거짓을 드러내는 진리가 되는 것이다.

구원에도 조건을 달고 제한을 만들며, 거대한 벽과 담을 쌓아가는 사람들을 향하여 그리스도의 구원의 한 없음을 소리친 에리우게나. 구약성서 창세기가 그대로 보여주듯이(창세기 1장의 흑암과 혼돈, 수면은 무엇이란 말인가?) 무로부터의 창조를 거부한 이븐시나. 이성과 신앙을 고루 존중한 이븐 루시드. 합리적인 과학의 사고와 실험정신을 열어준 베이컨. 유명론 하나만으로도 중세 종교 사회를 뿌리부터 뒤흔들었던 오캄! 비어있는 신의 신비를 강조한 에크하르트. 모든 인간의 평등을 주장한 수아레스. 신으로부터 분리된 이성을 강조한 데카르트.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소리쳤던 갈릴레이. 성서비평학의 등장이전에 이미 성서를 의심하고 비판했던 스피노자. 그리고 이름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신성한 모독자들. 신성한 모독자들은 성스러움을 더럽힌 이단자가 아니다. 이들이야 말로 진리의 수호자요. 정의와 공평의 재판관이다. 진리의 사도다. 신성한 모독자들은 성스러움을 모독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거짓돠 폭력, 맹신과 광기를 폭로하고 드러낸 것이다. 스스로를 녹여 부패를 막는 소금처럼, 스스로를 불태워 작은 빛하나 열어보이는 촛불과 같은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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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모독자 - 시대가 거부한 지성사의 지명수배자 13
유대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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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상식! 그 상식때문에 화형을 당하고 죽임당한 사상가들의 흐름과 계보가 있다.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는 지독한 광기와 맹신. 혐오와 증오. 진리와 해방은 신성한 모독자들의 미친 정신을 다시 뜨겁게 다시 되살리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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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교양 - 3,000년간 축적된 모든 지식을 짧지만 우아하게 말하는 법
니혼지츠교출판사 편집부 지음, 김영택 옮김, 모기 겐이치로 감수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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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은 교양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고 했다. 사람을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는것! 바로 교양이다. 목수는 집을 지을 때 반드시 전체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반드시 기초부터, 아래로부터 짓는다. 큰 그림! 큰 기둥! 아래로부터 단단하게 교양을 짓는데, 그러한 사람이 되는데 도움을 주는 최고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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