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27호 : 2025.03.05 - #번역서, 영광의 시대는 다시 올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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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과거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상위권부터 중위권을 외서가 장악할 정도로 번역서의 인기가 대단하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유명 작가의 최신작이 나오면 한국 판권을 갖고 오기 위해 판권을 딴 업체가 과도하게 높은 금액을 지불하는 바람에 밑지는 장사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단다.

그런 번역서의 기세가 갑자기 줄어든 것은 왤까? 미국 대선과 국내 정치 문제, 고환율 기조, 한강 작가를 비롯한 한국 작가들의 선전 및 인기 몰이 등. 뿐만 아니라 부실한 번역과 편집으로 원성을 쌓아 온 일도 독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든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럼에도 아직 번역서의 기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쇼펜하우어 열풍, 어크로스의 <도둑맞은 집중력> 등. 번역서의 인기 하락은 기획력과 타이밍의 문제일 수도 있다. 이번 <기획회의>에서는 그 실태를 조사해 본다.

2025년 번역서 시장을 보면 20년 전 누적 1000만 부 판매가 추산되던 해리 포터 시리즈의 영광과 비견될 정도로 그 현황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칼럼니스트의 말에 따르면 ‘제발‘ 번역서 좀 기획하지 말아 달라고 회사에 ’하소연‘할 정도로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고 한다.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드는 공과 노력이 국내 작가와 비견해 해외 작가와 작품은 몇 곱절씩 더 필요하다고도 하다니.

또한 번역서가 득세하던 20여 년 전에 비해 현재 대한민국은 확실한 선진국에 진입, 출판 산업 또한 완숙기에 접어들었다. 해외 작가와 현지 출판 기획에 비해 손색 없고 국내 작가의 작품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한국 독자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당연하며, 상대적으로 번역서가 쇠퇴하는 추세다.

출판사들의 매출 부진 역시 번역서 비중이 줄어드는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인구 대비 출판사의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비례해 수많은 작가와 작품들이 발굴, 발표되면서 시장을 선도하는 베스트셀러의 주기가 짧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의 감소는 출판사들이 외서 기획과 공급을 꺼리도록 하는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도입된 도서정가제가 번역서 시장 침체에 역할을 했다는 사실 또한 통계상 부정할 수 없다.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홈쇼핑 등을 통한 성인과 아동 전집 도서 할인 판매가 전면 중단되면서 해당 시장이 위축됐고, 추가 인세 발생이 더뎌지면서 상당수 번역서 재계약이 취소되기도 했단다.

그밖에 일본 번역서의 명과 암, 2020년대 외국 소설 트렌드, 좋아하는 책 번역 출간의 기쁨과 슬픔, 최근 애서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출판사 [녹색광선] 박소정 대표 인터뷰 등이 실려 있다.

- 다시 한번 간추려 보는 번역서 시장의 문제점 3가지
* 과거에 비해 번역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으며, 이에 출판사들은 외서 기획과 공급을 꺼리고 있음
* 한국 독자들이 국내 작가의 작품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추세로, 번역서 시장 침체에 기여하고 있음
* 도서정가제 도입으로 전집 도서 할인 판매가 중단되고 번역서 재계약이 취소되는 등 번역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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