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23호 : 2025.01.05 - #나의 인생 기획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12월
평점 :
품절



20251월부터 앞으로 1년 동안 <기획회의> 서평단에 참여하게 됐다. 이전에도 <기획회의>는 애정을 갖고 봤던 터라 더욱 기쁘게 읽게 될 듯하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이번 호의 주제는 나의 인생 기획’. 다양한 출판사 편집자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인생 기획으로 어떤 책을 어떻게 기획하고 만들게 됐는지 소개하는 칼럼을 담았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몇 꼭지를 소개해 본다.

 

1.

김학제 편집자(허블 출판사)가 지금은 SF계의 대 작가 그렉 이건을 발굴하게 된 계기. 국내 독자가 해외 SF 장편보다 중단편을 더 선호한다고 판단, 중단편집을 먼저 출간하면서 테드 창, 켄 리우, 그리고 그다음 작가라고 카피라이팅을 쓴 것은 재치 있는 판단이었다.

 

2.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라는, 몹시 유명한 봄알람 출판사 도서의 탄생 비화도 알 수 있었다. 20165, 강남역 대로변 건물의 공용 화장실에서 일어난 여성 살해 사건 며칠 후 저자 이민경이 주변 여성들에게 자신을 지킬 대화법을 알려주는 글을 배포하고 싶다며 도와줄 사람을 구했고, 그 글을 읽은 편집자가 저 출판 편집자예요, 책 냅시다라고 댓글을 달았더란 것.

2020년에는 인사회 선정 ‘10년을 빛낸 책으로 뽑히기도 했단다. 성매매, 낙태죄, 대리모, 성폭력 사건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지만 봄알람 책은 예쁘고 가벼워서 좋다는 독자 리뷰를 지금도 심심찮게 듣곤 한다고.

 

3.

청소년 독자를 집에 두고 있는 내게 반가운 기획 소식도 소개돼 있었다. 창비 청소년출판부의 소설의 첫 만남시리즈. ‘급하게 독서록 쓰기 좋은 책이라는 리뷰가 달린다는 <라면은 멋있다>(공선옥, 창비, 2017)라는 이 책은 우리 집 청소년에게도 권해 주고 싶은 기획서였다.

 

4.

번외로, 나 또한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공감이 가는 문장을 옮겨 본다.

 

+ 책을 기획하는 일은 여전히 즐겁다. 아마 앞으로도 기쁘게 이 일을 해나갈 것이다파스칼의 말처럼 독자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무섭게하기는 하지만 좋은 책을 우리 세상에 보탠다고 생각하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따위는 잊게 된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무수한 양서가 내 삶을 바꾸었지만, 책을 만드는 일 역시 이 세계에 자리매김한 나의 시각과 태도를 완전히 변화시켜 주었다. 편집을 하면서 어쨌든 먹고 살게 되었음에 감사하는 한편으로 나는 나의 알을 깰 수 있었고, 책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되었으며, 우연한 응답을 기다리는 방법도 깨우치게 되었다. (p69. 유상훈, 민음사 편집자의 칼럼 [실패해야만 편집할 수 있다] 중에서)


*본 내용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기획회의> 623호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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