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 할 말은 많지만 쓸 만한 말이 없는 어른들을 위한 숨은 어휘력 찾기
유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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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가 필력 성장에 도움된다는 말은 무수히 들어왔지만 지금까지 실행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던 중 위즈덤하우스 출판사에서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라는 책을 발간했다고 해 서평단에 손을 들었다. 


지은이 유선경은 <어른의 어휘력>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이 책을 지은 목적에 대해 지은이의 설명을 빌려오면 “눈으로 읽어도 좋지만 집중해서 천천히 손으로 필사할 때 더욱 각별한 울림이 있는 문장들을 우선하여 골랐”고, “또 모두 작품 자체로도 훌륭해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할 수 있는 도서들로 채웠“다고 한다.


비단 책은 필사할 글과 필사용 공란으로만 이뤄져 있지 않다. 

지은이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깨알 같은 필사 노하우와 필사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단원별로 설명하고 있고, 그 단원에 맞는 예문들을 알차게 수록해 놓았다.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134편이 수록돼 있다. 


그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승자독식의 어휘를 대체하기’ 대목이었다. 


📝 …‘개'는 뒤에 오는 어휘를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강조하는 의도라 는 점에서 그나마 일관성이 있는데 '대박'이나 ‘헐'은 휘뚜루마뚜루 쓰인다 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뭔지 알지?" 같은 식으로요. 강렬한 어감이 무색하게 실상은 발화자의 느낌이나 감정 등을 밋밋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략)


승자독식의 어휘로 납작하게 누르는 표현이 반복되면 생각과 감정도 함께 납작하게 눌립니다. (중략) 이래서는 스트레스나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기 힘들고, 어떻게 해야 만족과 평온을 누릴 수 있을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앞서 '개' 대박', 혈' 등의 신조어를 예로 들었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승자독식의 어휘는 ‘좋다'와 ’싫다‘ 입니다.

이 세밀하고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단 두 글자 ’좋다‘로 쌈 싸먹듯 해치워버립니다. 



’어휘가 주는 힘‘에 대한 묘사 부분도 공감이 갔다.


📝 글과 어휘에 대체 어떤 힘이 있기에 이런 기적이 가능했을까요… 이해력, 통찰력, 자기조절력 그리고 표현력입니다. 이 다섯 가지는 어휘가 가진 힘이기에 우리가 어휘를 통해 기를 수 있는 힘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게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고, 마침내 기적을 일으키는 힘입니다.


아무리 좋은 문장도 무작정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단어의 의미와 뉘앙스까지 생각하며 쓸 때 진정한 내 것이 된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어휘력과 문해력, 집중력을 한 번에 키울 수 있는 올인원 필사 노트를 찾고 있는 독자에게이 책을 권한다. 




(책을 살 때는 필사하기 좋은 볼펜 한 자루 구입하기를 권한다. 나는 슈나이더 슬라이더 메모 XB 블루 색상을 썼다. 글씨가 아주 유려하고 미끄러지듯이 잘 써진다. 혹자는 볼펜계의 에르메스라고도 하더라.)


- 본 서평은 위즈덤하우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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