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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진실 - 우리는 어떻게 팩트를 편집하고 소비하는가
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사람들이 듣고 오해하게 만드는 진실보다 더 나쁜 거짓말은 없다.
- 윌리엄 제임스의 <성스러움의
가치> 중에서
진실은 하나가 아니며 어떤 진실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회와 조직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도,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사례를 모은 책. 정치, 사회, 미디어에서 진실이 어떻게 편집, 유통, 소비되는지 적나라하게 파헤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여기서 잠시 퀴즈! 무슨 사건을 설명한 것일까?
“운송 수단, 도구, 개인
위생 등 중요한 여러 기술이 개발되었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투표권을 얻는 등
민주주의가 꽃피었다. 사회적 평등이 향상되었다. 수많은 영세민은
식단이 개선되면서 더 건강하고 튼튼해졌다. 유아 사망률이 감소하고 기대 수명이 늘어났다. 술 취한 사람이 줄었다. 특히 여성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양성평등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답은 제1차 세계대전이다.
역사를 선택적으로 설명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가 나눈 발언자의 세 가지 유형
옹호자: 건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합하는 진실 중에서 어느 정도
정확한 현실 인식을 만들어내는 진실을 선택하는 사람
오보자: 악의는 없지만 경합하는 진실 중에서 의도치 않게 현실을 왜곡하는
진실을 퍼뜨리는 사람
오도자: 잘못된 현실 인식을 만들어낼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그런 내용의
경합하는 진실을 적시하는 사람
이제 이 책에서 소개한
진실을 편집하는 법 몇 가지만 간추려본다.
1. 생략
2. 어지럽히기
3. 관련시키기: 아무
연관도 없는 두 가지 이상의 진실이 마치 의미 있는 관련이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방법
4. 과거를 망각하라: 생략과
유사한데, 불편한 부분(진실)을 빼버리는 것을 말한다.
5. 과거를 선택하라: 유리한
과거 행적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하는 것. 이를테면 이력서를 쓸 때 매뉴얼이 없어도 나에게 가장 유리한
과거 행적을 중심으로 면접관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내용을 구성하듯.
6. 맥락을 깔아라: 자녀가
잘 베푸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종종 아이에게 용돈을 주기 전에 먼저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은 장난감은커녕 먹을 것조차 충분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7. 앞뒤 맥락을 무시한다: 권위에의
호소. 통상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수사법적 기교이기도 하다.
영화 <덩케르크>로도
나왔던 됭케르크 철수 건도 그렇다. 프랑스와 벨기에를 도와 독일군의 진격을 저지하려던 곳에서 영국과
프랑스군 30만 명은 도리어 독일군에게 굴욕적인 완패를 당하고 해안에서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산더미 같은 물자와 무기, 차량,
탄약을 히틀러 치하에 남겨두고 말이다.
그렇지만 윈스턴 처칠은 이 일을 ‘기적의 구조’라 불렀고 영어에서 됭케르크 정신(Dunkirk Spirit)은 불굴의
용기와 단결, 투지를 뜻하게 된 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