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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인간 - 오에 겐자부로 만년의 사색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고즈윈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회복하는 인간' 이라는 제목은 그 어떤 것보다 내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평소 시니컬하기 그지없는 나지만, 현재의 사회에서 나는 그래! 회복하는 인간... 이 필요하다는,
그것을 스스로 깨닫고 실천하는 인간은 아무리 차고 넘쳐도 좋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국적, 종교 뭐 어떤 것들이 달라도 어른은 어른이다. 정직하게 자립한, 경건하고 올바른 어른의 이야기는 깨닫지 못한 것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품음으로써, 또 다른 '회복'의 시작이 된다.
p23 노년의 저는, 이렇게 어마어마한 이름을 끌어오는 것도 우습긴 하지만 발터 벤야민의, 일찍이 일어난 일은 무엇하나 "역사적으로 볼때' 무의미하다고 간주되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말을 '개인적으로도' 라고 바꾸어, 내 어린 시절의 어둠속에 있는 기억에 빛을 비추어보곤 합니다.
- 중학입학후 헌법이 시행된 해에 생긴 <교육기본법> 속에 있던 '개인의 존엄을 존중하고 진리와 평화를 희구하는 인간의 육성을 기함과 동시에 보편적이며 또한 개성 풍부한 문화 창조를 도모하는 교육' 이라는 문장을 좋아해 매일 베끼고 했다는 그. 그리고,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원문을 베끼고 <닐슨 호르겔슨의 신기한 여행> 속에서 얻은 영감을 평생 간직하며 결국 노벨 문학상 수상소감에도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일래버레이션'. 평생을 연마해 얻은 성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 미친 '후기 작업' 에 대한 열망.
뇌장애를 가진 아들을 키우며 깨달은 아내에 대한 존경, 그리고 그런 아이를 키우는 동안의 열등감에 대한 극복 그리고 진정 정상적이지 않은 아이를 키우는 자세에 대한생각, 특히
실제로 신체 자체를 똑바로 세우는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똑바른 자세를 가지게 하고 자립한다는 것을 기본에 두는 정신. 그것에 아직 다다르지 않았지만, 마음의 문제에서만은 똑바로 서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뿌듯함. 즐거움.
최근, 일본 평화헌법 제 9조 (전쟁포기, 교전권 부인 명시한 조항) 를 지키기 위한 모임 '워크 나인' 의 순례를 국내에서 진행해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오에 겐자부로 선생 역시, 그 모임의 지지자이자 액티비스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정신도 생각도. 가족, 조국 그리고 세계의 많은 지성인들과 교류하며 나누는 메시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의 크기가 아니라, 인간 그 자체로서의 아우라가 남다르며 전해오고 있는 (원제 "츠타에루 플러스" 의미 그대로일것이다) 포스가 강렬하다.
올해 일흔 다섯의 어른은 여전히 '후기 작업' 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사회라도... 결국 인간을 믿어야한다는 기본. 마음이 어지러울때마다, 펼쳐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