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언제 들춰보지 알 수도 없는 책을 왜 그리 보관하고 있느냐고. 전에 한 번 읽었을 뿐 지금 내 독서 취향과는 동떨어진, 그리고 몇년이 지나도 다시 펼칠 일이 없을 듯한, 아니 어쩌면 영영 읽지 않게 될 책들 말이다. 하지만 내가 나의 몇 안 되는 유년의 기억 가운데 하나인 <야성의 부름>이나 소년 시절의 눈물을 담은 <조르바> 또는 <25시>처럼 내 책장의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떤 책들과 어떻게 그리 쉽게 결별할 수 있겠는가. -16쪽
책 한 권을 버리기가 얻기보다 훨씬 힘겨울 때가 많다.-17쪽
애서가로서 우리는 친구들의 서가를 심심풀이로 염탐하곤 한다.-18쪽
사실은 서가의 주인이 특정한 주제를 선택하고 시간이 지나면 온전한 하나의 세계를 완정하게 되는 것입니다.-38 쪽
몇 년 전 트리스단 나르바하에 있는 서점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한눈에 그가 구제불능이라는 걸 알아봤어요. 어떻게 아느냐하면, 피부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책에 중독된 사람의 피부는 약간 양피지 같아 보이지요.-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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