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를 보다가 중간에 그만 두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 작품집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읽으면서 그 정도의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다. 물론 ‘이 작품들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있긴 하지만.이번 작품에 대해 두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첫째는 김금희 작가의 문장은 참신하고 눈에 띈다는 것. 읽으면서 계속 되새김질하게 되는 문장들이 있었는데, 특히나 ‘팝콘 터진다’는 표현은 아직도 생각난다. 둘째는 다루고 있는 인간 군상이 예상치 못한, 하지만 있음직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겪어보는 것이 문학의 한가지 기능이라면, 뻔하지 않은 삶을 느껴보는 경험을 하게 만드는 책이란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읽을 책이 쌓여 있지만 《너무 한낮의 연애》를 다시 읽어보고 싶고, 읽지 못했던 《경애의 마음》 또한 읽어보고 싶어졌다.
가끔씩 좀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독특한 설정, 감칠맛 나는 문장은 이를 모두 무색하게 만든다. 환경주의적 내용이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가 중후반부에 부각되는데,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너무 중심 이동이 크지 않았나 싶다. 여기에다가 달달한 연애 이야기와 죽음에 대한 내용까지, 젊은날 정세랑 작가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