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 책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알라딘에서 2017년 마무리로 낸 통계상 상위 0.1% 구매자, 알라딘 중고서점 대학로 점에 13번째로 많이 구매한 사람. 중고 서점 점원들은 나를 보면 반갑게 인사한다. 심지어 거리에서 만나서 인사를 나누기도.. 직장 동료와 같이 사는 숙소에는 책이 약 1500권 내외로 있는 것 같다. 500권 정도 있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고 어림잡아 다시 계산해보았더니 예상의 3배였다.

내 방을 넘어 책이 이중삼중 꽂힌 이케아 책장은 거실을 둘러싸고 있다. 다행히 친구는 책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고, 본인도 요즈음 책을 읽으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기에 별 말은 않는 편이다. (친구가 최근에 읽은 책은 '82년생 김지영'과 '열애를 읽는다' 이다.)

 

친구에게 "읽을 책을 사는게 아니라, 사 놓은 책 중에 읽는 것이다."라는 김영하 작가의 어록을 핑계로 들며 책을 사기 시작했는데, 결국 "역시 집은 커야한다."라는 공통된 결론에 이르렀는데, 장서의 괴로움과 끊을 수 없는 책의 수집욕구가 절충(?)된 결론이다.

일본은 수집가의 나라답게 장서가들도 남다른 것 같다. 책 무게 때문에 실제로 집이 무너진 장서가도 있고 아예 책 때문에 집을 새로 지은 사람도 있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구 공감하고 미소지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담겨 있는 책이다.

 

"전체 수입 가운데 노는 데 쓰는 돈은 야구 관람 정도고 나머지는 거의 책 구입비에 들어가요. 대학 시절에도 학생식당에서 소형 사이즈 밥에 된장국, 60엔짜리 톳 반찬을 하나 정도만 추가해 먹었죠." 책의 엥겔지수가 보통 높은 게 아니다. - p.74

 

"하토리 씨는 술도 안하고, 노름도 안하고, 자나깨나 책만 샀어요. 그분이 자주 가는 오라이도쇼텐 오이리 점장에 따르면 하토리 씨는 매일같이 서점에 와서 매일같이 사간다고 해요."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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