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지 않은 것들 데버라 리비 자전적 에세이 3부작
데버라 리비 지음, 이예원 옮김, 박민정 후기 / 플레이타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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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장으로 써내려간 유년기의 아픔은, 지금의 용기를 더 찬란히 빛나게 한다. 훌륭한 작품과 번역에 박수를.

수녀님은 내게 머릿속에 든 생각을 입 밖에 내라고 말했지만 난 그 대신 글로 써 보는 편을 택했다. 가끔씩 쓴 글을 보여 드리면 수녀님은 꼭 시간을 내어 글을 끝까지 다 읽어 줬다. 그러고는 왜 읽고 쓸 줄 안다고 일찌감치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어째서 말하지 않은 거니? 난 모르겠다고 답했고, 수녀님은 읽고 쓰기처럼 "초월적인" 걸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주었다. 그 말은 통찰력이 있었다, 내 안에는 글쓰기의 힘을 두려워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으니까. 초월적인 것이란 ‘너머’를 뜻했고 내가 만일 ‘너머’를 글로 쓸 수 있다면, 그게 정확히 무얼 의미하든 간에, 그럼 난 지금 있는 곳보다 더 나은 곳으로 도망칠 수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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