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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 Good Seed 말씀과 삶 시리즈 1
필립 얀시 지음, 최병채 옮김 / 좋은씨앗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필립 얀시의 책들은 교회에서 나름 금기시 된 질문들을 건드려 주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하나님의 침묵... 기도하면 마치 벽대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더 답답해지는 그 싫은 느낌... 풀리지 않고 꼬여가는 문제들...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 하고 의심을 외면했던 모습... 하지만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고 신앙은 헌신짝처럼 치부되어지는 결말......
하지만 결국은 모든 문제를 하나님의 시선이 아닌 나와 주위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았기 때문에 문제는 더 큰 문제로 커지는 듯 보였고, 내가 하나님께 건 기대만 생각했을 뿐 하나님께서 나에게 건 기대는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이 책을 읽은 후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날 하나님은 너무 '신'적인 모습을 보이시지 않아 무능력해 보이지만, 직접 모습을 드러내셨던 구약 시대는 어떻한가?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만 가졌을 뿐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거리는 멀어져 갔고, 선민은 죄에 빠지고 말았다. 때로는 채찍으로, 때로는 눈물로 호소하시는 하나님의 모습... 결국은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뒤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는 모든 이의 마음에 거하시는데... 우리들 인간의 눈으로 보기엔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너무 느리고 효과도 없어보이지만.. 하나님은 실패많은 우리 인간들의 손으로 느리지만 확실하게 하나님 나라를 일구어 가고 싶으신 것 같다...
예전에 하나님께서 왜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는지 무척 궁금했던 때가 있었다. 그것은 무지한 내가 생각해 보아도 정말 위험한 도박이기 때문이다. 천국과 지옥의 무리로 길이 갈라지는 인간에게도... 사랑하는 피조물의 반항과 교만을 감당해야 하는 하나님께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지금도 이 위험한 도박을 하고 계신다.. 그만큼.. 인간이 자유의지로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 혹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그분께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인 것일까? 마치 욥의 선택을 둘러싼 하나님과 마귀의 내기처럼........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욥의 고난을 하나님이 마귀와의 승부에서 이기기 위한 것으로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고난의 이유에 대해 묻는 욥에게 동문서답을 하셨다. 그 말씀의 숨은 의미는 인간인 욥은 결코 인생과 우주의 순리를 알 수 없다는 것... 우리 인간이 가진 두뇌는 현재 수천만 광년 떨어진 행성의 폭발을 절대 알수 없다. 그 폭발의 빛이 몇 백년 지나 지구에 도착해야만 우리 후손들이 알고 기록에 남길 수 있는 것이다. (2507년 3월 4일 행성이 폭발하다. 라고 적겠지..^^)
결국 하나님은 공평하신가? 왜 하나님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으신가? 하나님은 침묵하시는가? 하나님은 숨어계시는가? 하나님은 왜 간섭하지 않으시는가? 에 대한 질문의 답은 '인간은 알 수 없다'이다. 그것이 욥기에 나타난 하나님의 응답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불행들.. 그 모든 일에 대해 하나님의 진노다.. 벌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정의내린다면 우리는 어느 순간 그같은 정의에 갇혀 버리고 매우 편협한 신앙관을 갇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위와 같은 신앙적 질문들을 아예 하지 않는 것 역시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질문들은 사실 인간의 배신당한 감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지혜롭게 넘긴다면 욥처럼 더 크고 깊고 내밀한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참 곤란한 질문들이다....
그러나 구약의 계약적 관계를 넘어, 마냥 좋은 아빠같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넘어 성숙한 단계.. 곧 다윗과 하나님처럼 친밀한 관계로 나아가고 싶다면 꼭 지나가야 하는 통과의례라고 생각한다.
'네가 어두운 안개 속에 있을 때 너는 나를 신뢰할 수 있는가?'
나를 포함한 우리 모든 크리스챤들이 'Yes'라고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