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 공간디렉터 최고요의 인테리어 노하우북 자기만의 방
최고요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가꿔보는 것은 어떨까,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목차 이미지 출처: 알라딘)









**


우리 집은 낡은 아파트이다. 30년 이상 되었고, 구조물만 튼튼할 뿐, 그외의 것들은 거의 날림으로 시공된 것을 살아가면서 절실히 느끼고 있다. 바로 옆집만 해도 몇 년 전 리모델링을 하여 공간의 낡은 부분을 손보았고, 지금도 종종 공사하는 소음이 들리곤 한다. 낡아서 고칠 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와중에 우리집은 삭막한 분위기 속, 세월의 흔적 그대로의 모습에서 전혀 변화하지 않고 있다. 살고 있는 이들이 그렇게 무심하기 때문이다. 한때 인테리어 공사를 시도해보려 하였으나, 여러가지 여건 속에 무산되었고, 결국 그런대로 살아왔다. 가끔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보면 안쓰럽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사는 이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집이 가엽게 느껴졌지만, 어떻게 손봐야 할 지, 내 선 안에서 가능한 부분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고요님의 블로그도 역시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다. 낡은 다가구 주택이 어떻게 변신하였는지, 그 변화된 모습이 놀랍고 신기했다. 마법의 손이라도 가지신 건가, 난 이런 센스가 없지, 공간디렉터란 무엇일까. 이렇게 하나 둘 호기심과 궁금증이 일었다. 그리고 마침 그 노하우가 담긴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큰 돈을 들여야만, 엄청난 노동력을 들여야만

내 집이 가치 있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 집을 가꾸는 것은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찾는 일입니다.  (14쪽)


가만히 앉아서 제자리에 있는 물건들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


나에게는 그런 공간이 필요했다. 


모르면 몰랐지 누구나 한번 겪어보면 알게 된다.

사실 집이라는 곳은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39쪽)


자신의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나'라는 사람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는 것. 저는 이런 것들이 소수만을 위한 특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혜택은 우리가 얼마나 부자인지, 얼마나 시간이 많은 사람인지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고, 또 반드시 누려야 한다고 믿고 있어요.


(…)


집을 가꾼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을 돌본다는 이야기와 닮았습니다. 방치하지 않는다는 의미죠. 어느 구석, 어느 모퉁이 하나도 대충 두지 않고 정성을 들여 돌보는 것. 그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삶을 대하는 방식이자 행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40-41쪽)


**


# 나의 취향 찾기


센스가 없다는 말 뒤엔 나의 귀찮음과 게으름이 있었다. 잘하는 사람은 타고난 것에 노력을 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엔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고, 그렇기에 더 좋아할 수 있었던 것인데, 집순이가 집을 방치한 채 두었으니 생활 속 활력이 생길 리가 없었다. 주말이면 종일 지내는 공간이 익숙한 편안함만 빼면 아늑함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 없는 곳으로, 그렇게 삭막한 상태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왔었다. 항상 집으로 가고 싶어했지만, 그 집은 내가 돌아갈 곳이기에, 나의 가족이 있는 곳이기에, 나의 쉼이 있는 곳이기에 원했던 것뿐이었다. 그 공간을 사랑한 적은 없었다.


고요님이 어릴 적 살았던 집에 대한 묘사를 보다보면 한적한 오후의 따스한 햇살이 머무는, 참 좋은 집이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늘 꿈꾸던 집 같은, 뭔가 과하지 않고, 안락한 느낌의 집.



사람들은 자가인가 전세인가 월세인가에 따라 집 가꾸기의 적극성과 주저함이 달라질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 하면 좋을텐데 늘 상황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때 공간을 가꾸는 저자의 마인드는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 내 소유의 집인가와는 상관없이 지금 내가 머무는 공간을 편안하고 좋아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의 중요함을 말한다.  


이것저것 모든게 완벽하게 맞춰진다면야 정말 좋겠지만, 세상엔 꼭 내맘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이건 결국 선택을 해야만 한다. 완벽함을 바라지 아니하고,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에서. 그렇기 위해선 나만의 취향이 있어야 한다. 이에 나는 취향이 딱히 없는데...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자 바로 취향은 어디서 찾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기가 막히게 좋은 구성이다. 앞선 내용에서 생긴 물음을 바로 다음 장에서 해소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지내는 사람의 본질이 담긴, 생활패턴에 따라 탄생한 공간, 즉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나만의 것, 취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럼 나의 취향을 어떻게 찾는 게 좋을까. 저자는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 지 알아가고자 할 땐, 일단 따라 하고 싶은 공간 이미지를 찾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계속 눈에 들어오는 스타일이 있을 것이고, 그 스타일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 중 하나인 핀터레스트를 통해, 각 이미지간의 공통정을 찾아볼 수 있게 된다. 이어 나만의 무드보드를 만들어 시각화하면,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집을 가꿉니다. 나를 닮은 우리 집이 진정성 있고 따뜻한 공간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68쪽)


# 실천으로 옮기기


먼저 손쉽게 시도할 수 있는 것들부터 변화를 시도해본다. 침구나 커튼, 패브릭과 소품을 바꾸는 것부터 시도해보는 것이다. 그리고선 정리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기준은 내가 손을 댈 수 있는 분야부터, 하나씩 차례대로. 잡동사니 정리에서도 내가 쉽게 손을 댈 수 있는 부분부터 시도해보는 것. 남겨야 할 것들과 버려야 할 것들의 분류 작업을 하면서 사랑하고 아끼는 물건만을 남기는 것이다. 



언제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비움'. 공간을 구성하며 집중해야 하는 것은 물건보다는 전체의 분위기다. 물건은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솎아내는 대상이자 치열한 겸열의 결론이어야 한다. 비운다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지 공간에 대해 오래 고민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따. (92쪽)


간단하게 말하자면 제가 생각하는 정리정돈이란 '물건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것들을 남기는 작업'이자 '물건의 제자리를 정해주는 작업'입니다. 정리와 정돈 작업으로 나누어 생각해볼게요. (93쪽)


# 인테리어 계획


본격적인 인테리어 계획에 들어갈 땐, 그대로 둘 것과 바꿀 것을 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인테리어를 생각할 땐 그 집에서 어떻게 생활할 것인지, 공간별로 나의 생활 패턴을 돌아봐야 한다. 라이프스타일은 사람마다, 시간과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나의 일상을 떠올려 볼 때 더 확연히 그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일에 가깝다. 


그리곤 나의 취향별 모아놓은 무드보드에서 실현가능한, 지금 나의 공간과 비슷한 부분을 찾아 원하는 디테일을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다. 저자는 좋다고 생각하는 남의 것의 일부분을 따라한다고 해서 그대로 똑같이 실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곧 '나다운 것'이 된다고 말한다. 내가 가진 물건들과 어우리질 때 말이다.


# 스케치 작업


상상했던 부분들을 실제로 스케치 작업을 통해 하나씩 실현 가능성을 더해가본다. 실측 사이즈를 알면 더 구체적은 계획을 세울 수가 있다고 한다. 


사실 스케치의 의미는 똑같이 꾸미는 것에 있지 않고 공간의 성질과 분위기를 정하고 설레는 상상을 시작하는 데에 있어요. (156쪽)


# 바꿀 수 있는 것들 한에서


고치기 어려운 것들을 굳이 다 바꾸려고 애쓰지 마세요. 저희 집 같은 경우도 낡은 느낌을 굳이 감추지 않고 적당히 드러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친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도록 인테리어를 했어요. 정성이 조금만 들어가도 집은 확실히 달라집니다. 우리는 시공 전문가가 아니니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너무 힘을 쏟을 필요는 없습니다.  

(177쪽)


초보자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에는 페인팅이 있다. 페인트의 속성에 따라 여러가지 선택사항이 달라지겠지만, 이를 실행하고 몸소 느껴봄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도 분명히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또한 깨끗하게 청소를 끝낸 뒤, 곰팡이 등을 모두 제거한 뒤에, 하는 게 중요하다. 결국 정리정돈 작업이 가장 기본으로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공간별 페인팅 작업과 가구, 소품 배치, 타일을 붙이는 작업 등을 셀프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해주고 있다. 좁은 공간을 나누고, 조명을 바꿔주고, 스프레이 작업 등과 같이 실제로 하나씩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런 실전에서 흥미와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면,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들은 쉽게 포기할지도 모르겠다(나와 같은 사람?).



#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


좋아하는 물건을 하나씩, 차근히 모아 채워넣는 작업이다. 이를 테면, 이건 꼭 있어야 하는 것이라든지, 계속해서 눈에 밟히는 것들을 하나씩 골라 넣는 작업이다. 나도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책장과 푹신하고 편안한 의자는 꼭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어서 공감이 갔다. 


저자는 매일 마주하며 쓰는 것들일수록 더 신경써서 골라야 방치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 가꾸며 살아가는 것



우리 집에 와본 지인들은 매일 세팅을 하면서 살면 피곤하지 않냐고 묻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는 집이 어느 정도 집다운 모습을 갖추게 될 때까지 들였던 고민과 노력의 과정을 '생활감'이라는 이름으로 간단히 망가지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모든 것이 제자리에 놓여 있고 아름다운 상태, 그 자체가 본래의 모습인 집을 꿈꾸었기 때문이에요.  (242쪽)


(…),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다 저를 위해서입니다. 아침에 습관적으로 물건들을 살피면서 저녁에 다시 돌아올 나 자신을 생각해요. 이 집에 들어와서 기분이 좋겠구나, 하고요. 나를 돌봐주는 거죠. 피곤하고 지친 몸과 마음으로 돌아올 나를 위로하는 것이고요.  (245쪽)


나를 위한 공간을 위해 품을 들이는 일은 어쩌면 수고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상태의 공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을 때 느껴질 나의 감정도 그대로 상상이 된다. 나라도 내가 좋아하는 공간은 오래도록 변치 않은 모습으로 있어주길 바랄 것 같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역시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좋아하는 공간을 얻는 일이란 그리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



좋아하는 나의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렇게 머무는 공간에 대한 청결성만 생각하면서 정작 그 공간이 주는 느낌이나 분위기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나의 공간을 가꾸는 건 즉, 나의 삶은 가꾼다는 것과 같다는 말에 너무 공감이 갔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며 돌아오는 곳이 아늑하고 편안한,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공간으로 있어준다면, 그런 것 또한 바로 행복이 아닐까. 


공간 디렉터일을 하는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공간을 들여다보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직접 실천에 옮기게 되었는지,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차근히 하나씩 말을 건네듯 전해준다. 때론 타인의 시선들 때문에 고심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 사람이 머무는 공간은 즉 그 사람을 뜻하는 것과 같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에 생각해보면 정말 지금의 나와 너무 닮았다. 의욕도 없고, 만사 귀찮고, 누적된 피로는 풀 생각도 못하고 그저 아무 표정없이 일상을 보내는 지금의 나의 모습. 그렇게 가꿔진 공간 속에서 사는 건 나의 선택과 권한 밖이라고 느꼈을 지도 모른다. 지금의 내게 과분한 사치같이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 오래 머문 그림자 속에 되려 편안함을 느끼듯, 변화가 두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좋아하는 곳에서 살고 싶다면 말이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때론 원치 않는 방향으로 결과가 나오더라도. 하나씩 차근차근 해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우선 나에겐 취향을 찾는 게 맨 우선일 것 같다. 돌이켜보면 한 번도 집안 분위기를 환기시킬, 인테리어를 찾아보지 않았다. 이건 나의 집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시도조차 무용지몰일 거라 생각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마음에 걸렸던 것은 한번도 바꾸지 않은 커튼에 있다. 벌써 이 십년이 넘게 낡은 패턴과 세월의 흔적 그대로 담긴 커튼을 그저 그 상태로 두기만 했었다. 


주변의 지인들도 커튼 정도는 쉬이 바꿀 수 있을 거라 말했지만, 나는 늘 낡은 집이라 틀부터 바꿔야 한다며 온갖 핑계를 댔었다. 귀찮고 게을렀기 때문이다. 내가 매일 쉬고 잠을 자는 공간이면서, 내가 늘 앉아 있는 책상과 맞닿아 있는 그 커튼을 이제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지금 이 마음이 변하기 전에 나의 취향을 찾아 커튼을 찾아봐야 겠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휴머니스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