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9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고난과 역경을 너머, 기적같은 행복이?!





『여행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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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평화로운 로흐두 마을, 순찰을 도는 해미시 맥베스 순경, 아니 이제 경사로 승진하여 부하 직원까지 두게 된 그에게 심히 거슬리는 불청객들이 마을에 머무르게 된다. 딱히 해를 가한 것도 없는데 처음 마주한 순간부터 줄기차게 경계하고 불길해하는 해미시는 자칭 집시와 같은 특성으로 떠돌이 여행객이라 소개하는 숀과 셰릴을 못마땅히 여긴다. 


그러나 이런 해미시와 달리 마을 사람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이들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싫어했던 해미시보다 더한 게으름을 보여도 한없이 너그럽기만 하다. 


그러나 폭풍전야라고 해야 할까, 사건이 일어나기 전 고요함으로, 해미시의 마음 속에서만 요동을 치고, 마을은 평화롭기만 하다. 그도 얼마 가지 않아 부서지고 말지만. 


경찰인지 청소업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윌리 순경은 해미시와는 정반대의 타입으로 끊임없이 쓸고, 닦고, 광을 내기 바쁘다. 이에 해미시의 숙소는 온통 살균제 냄새로 가득차고, 또 마침 별 것 아닌 해프닝 같은 일들이 연달아 터져 골치가 아프다. 매번 맞춤법을 틀리는 윌리 덕에 보고서를 두 번 작성해야 하는 일상이 이어지고, 이래선 자신이 승진을 한 게 좋은 것인지 도통 알 수 없게 되는 해미시는, 시종일관 불쾌했던 숀의 살인사건이 발생되자,  큰 고심에 빠지게 된다. 


브르디 박사네에서 사리진 모르핀과 어머니협회에서 모은 기부금이 절도당하는 등 마을 내 절도 사건이 연달아 발생된다. 해미시가 숀을 쫓아내기 위해 안달복달하며, 과거 전과이력을 살펴보았을 때도 별 소득이 없었는데, 그런 그가 갑자기 처참히 죽임을 당한 채로 발견되며 사건은 더욱 미궁속으로 빠진게 된다. 그의 연인이었던 셰릴은 얼마 전 숀과 크게 다툰 이후 마을에서 사라지고 없는 상태. 절도 사건의 범인도 당연히 숀 일당이라 믿고 싶었던 해미시와 다르게 그들의 알리바이는 확실했고, 멘붕의 연속이 이어진다. 그 멘붕이, 혼란스러움이 텍스트 밖까지 생생히 전달될 정도이다. 


외부인의 소행이길 바라지만, 꼼짝없이 자신이 애정하는 마을 주민을 상대로 범인을 찾아내야 하는 해미시는 괴롭기만 하다. 유일하게 사건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프리실라만이 그의 안식이 되어주지만, 다퉜다가 다시 화해했다 재밌는 관계를 이어가는 둘이다. 


그리하여 해미시의 위상을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던 블레어 경감의 얕은 술수는 간단히 해결했지만,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살인의 진범 찾기.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와 사건의 정황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을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해미시의 고민이 참으로 눈물겹다. 그저 일처럼 대하면 그만일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해미시 경사는 정 많고 사람 좋아하는 인물인지라 참 큰일이다. 그러니 프리실라처럼 공과사 구분 확실하고 딱 잘라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인물이 꼭 옆에 필요한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동성애클럽이나, 복장도착증, 히피? 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한다. 해미시의 반응을 보자면 소설 속 세상은 아직도 폐쇠적이기만 하다. 점점 개방적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는 모습도 흥미롭다. 


고지인들 특유의 유머가 등장하는 것도 여전히 유쾌하고 재미있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게 착착 해결되는 게 싶더니, 뜻밖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세상에, 읽는 독자인 나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가 바라고 있었던 일이라니,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던지. 이제서야 속이 좀 후련해지는 기분이다. 


승진 이후 고난을 겪어야 했던 해미시는 모든 문제들이 해소되어 다시금 자신의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고, 이제 좀더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진 두 사람이 앞날이 어찌될지 기대가 된다. 


해미시의 괴로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시는 마을 주민이 용의자가 되지 않길 바라야 겠다. 


'휴가'라는 것을 도통 모르고, 지나간 여름이 야속했지만, 그 못지 않은 휴식같은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는 아직도 그 갈 길이 멀고도 머니, 지친 일상에 좋은 환기가 되어줄 듯 하다. 야호!











<이 리뷰는 현대문학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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