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건넨 말들 - 영광과 몰락이 교차하는 유럽 도시 산책
권용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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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그중에서도 동유럽의 가장 큰 매력은 비행기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거나 장거리 이동을 하지 않아도 국경만 넘으면 어느나라든 자유롭게 여행을 할수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로 돌아간것 같은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문화유산,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위대한 음악가와 화가들의 발자취를 만나볼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매력이다

하지만 여행자들이 한번쯤 꼭 가보고싶어하는 로망의 이면엔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전쟁과 혁명으로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냉전시대와 공산주의 이념의 지배를 받던 비극적이고 암울한 역사가 숨어있다

유럽이 건넨 말들.. 책 제목만 봤을땐 유럽여행 에세이일꺼라 생각했는데 '여행'보다는 '역사'의 비중이 더 큰 유럽 역사기행 또는 유럽 인문기행문에 가깝다

저자는 교환학생으로 베를린에 머물면서 중동부 유럽 5개국을 여행하며 주요 도시의 영광과 몰락의 역사를 자신의 전공인 정치외교적인 관점으로 해석하고 감상을 공유한다

책은 폴란드 체코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유럽 5개국 주요 도시에 얽힌 역사와 주요 인물과 사건등을 너무 진지하거나 너무 가볍지않게 풀어낸다

두번의 세계대전과 냉전, 굴곡진 역사를 묻고 다시 일어서려는 폴란드, 체코, 헝가리의 이야기, 죄악과 죄의식, 파괴와 폐허를 함께 안고 있는 독일의 이야기, 옛 제국의 영광과 상처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오스트리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의 나라 역사이야기라고 역사시간에 교과서로만 배웠던 어렵거나 지루한 역사가 아니라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도시들을 산책하며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과 역사속 인물들을 만나 생생한 세계사를 배울수있어 흥미진진했다

대학시절 배낭여행과 해외출장으로 두번의 유럽여행을 했지만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건 여행가이드북에서 추천해준 도시마다 꼭 가봐야하는 랜드마크로 불리는 건축물들과 박물관과 미술관, 예술가들의 생가, 공원과 다리, 카페와 레스토랑 정도뿐이다

책에서 다루고있는 유럽 각 나라들의 역사를 읽으며 그동안 내가 알고있던 독일은 히틀러와 나치, 유대인 학살, 베를린 장벽, 폴란드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체코는 프라하의 봄과 밀란 쿤테라의 참을수없는 존재의 가벼움,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왕가 같은 단편적인 지식뿐이고, 헝가리는 거의 백지상태라 역사에 무관심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고 실망스러웠다

꼭 역사공부를 하며 여행을 할 필요는 없지만 저자를 따라 역사적 관점으로 여행을 하면서 지금까지 알고있던 나라와 도시와는 또다른 모습을 발견할수 있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유럽여행때는 이 책에 나온 나라의 도시를 걸으며 역사의 현장을 만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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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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