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견디는 이들과 책상 산책
안재훈 지음 / 윌링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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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견디는 이들이 누굴까? 책상을 산책한다구? 
제목부터 특이해서 어떤 책일까 궁금했는데.. 그림으로 영화를 만드는 애니메이션 감독 안재훈 감독의 30주년 기념 에세이다

1992년부터 애니메이션의 길을 걸어온 작업자로서의 시간과 기록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어떤 일이든 10년만 버티면 누구나 선생이 될수있다는 말도있던데, 30년이라니 거의 장인의 경지에 오르지 않았을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대부분 일본 애니메이션만 봐서 안재훈 감독님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기생충 헤어질 결심 번역가 달시파켓과 MBC FM영화음악 DJ 김세윤 작가의 추천사를 읽고 저자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감독님을 만나면 매번 막차 시간이 닥쳐서야 허겁지겁 지하철역으로 뛰어갈 정도로 재미난 이야기꾼이라니..ㅎㅎㅎ

책에는 기억과 장소, 책상에서, 작품 속에서, 사람들 속에서, 세상 속에서, 영화관에서, 누군가에게로 나눠 저자가 오래전부터 일기 대신 적어온 생각의 기록들을 담고있다
에세이라기 보다는 짤막한 일기를 보는것 같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인데도 금새 친근함이 느껴졌다

애니메이션을 처음 시작했던 날부터 사용한 몽땅연필을 버리지않고 모아 만든 액자, 필름 카메라로 찍은 작업실 풍경, 연필깍이, 낡은 가방, 타자기, 시골 할머니집에서 본 괘종시계, 손때 묻은 다리미, 턴테이블과 LP판, 유기견 나동이..
책에 나온 사물들과 사람들만 봐도 저자가 어떤 취향과 성품을 가진 사람이란걸 알수있다

언젠가 영국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시리즈 월레스와 그로밋을 만든 아드만 스튜디오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 스튜디오의 모습을 찍은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다

매일 책상에 앉아 똑같아 보이는 작업들을 반복하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새로운걸 창조해내는 엄청난 일들을 하고있었다

영화를 만드는 감독, 그것도 애니메이션 감독은 어떤 사람일까? 
어떤 세상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까? 궁금했는데 의외로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아름다움과 의미를 찾아내는 모습이 놀라웠고 닮고싶었다

저자가 자기가 만든 작품을 볼 누군가를 위해서 도망치지않고 홀로 견디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듯이 오늘도 책상 앞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견뎌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가 되어주는 책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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