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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예술
윤혜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7월
평점 :
바자와 보그의 피처 에디터였던 저자가 28명의 현대 예술가와 그 대표작품들에 대한 저자의 주관적인 감상과 인생에 대한 사유를 담은 예술 에세이다
책은 감정, 관계, 일, 여성, 일상이라는 다섯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예술에 대한 가장 업데이트된 정보와 함께 예술가들과의 특별한 일화, 그리고 저자의 인생의 단면도 살짝 엿볼수있다
저자의 전작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을 좋아해서 책을 읽는동안 무의식적으로 비교할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인터뷰한 예술 거장 19인 거의 대부분을 알고있었고, 그중에서도 다니구치 지로 디터 람스 틸다 스윈턴 프랭크 게리 아니 에르노 류이치 사카모토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예술가들이라 더 집중하여 읽을수 있었다
전작에서는 인터뷰집이라는 특성때문인지 인터뷰이인 예술가들의 답변도 궁금했지만 인터뷰어인 저자의 '질문'이 더 흥미로웠다
<인생, 예술>에서는 회화 영상 사진 설치 개념 조각 그래픽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중 저자가 선택한 예술가와 작품에 대한 사적인 감상을 다루고있다
책을 읽기전 습관적으로 목차부분을 펼쳐 그녀가 어떤 예술가들을 Pick했을지 체크해 보았는데, 19명중 내가 알고있는 예술가는 절반도 되지않았다
마크 로스코 알베르토 자코메티 장 미셀 오토니엘 루이즈 부르주아 줄리언 오피는 미술사적으로 너무 유명한 아티스트들이라 누구나 다 알고있겠지만 국내 아티스트는 양혜규 문성식 유영국 구본창뿐이었다
그림을 좋아해 국내에서 열리는 유명한 화가들의 전시회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을 가서도 미술관은 꼭 들러 그 때, 그 장소, 그 분위기에서만 감상할수있는 전시들도 찾아보는편이다
하지만 현대미술은 아무리 많은 작품들을 봐도 솔직히 낯설고 난해하고 혼란스럽다
이게 미술이야?, 도대체 뭘 그린걸까? 왜 위대한 작품이라고 하는거지?.. 물음표로 가득한 작품들이 너무 많아 내가 몰랐던 새로운 미지의 무언가를 발견한 즐거움보다는 뇌용량 한도초과(?)에 따른 피곤함을 느끼기도 한다
현대미술은 내가 지금까지 작품을 직관적으로 보고 자유롭게 느끼는 감상의 차원을 넘어 작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작품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까지도 읽어내고 해석해야 한다
몇년전 <마르셀 뒤샹전>을 보고 전시회장의 작품해설이나 미술평론가나 기자들의 리뷰를 읽고 느낀 공통점은 작품만큼이나 너무 난해하고 어렵다는거였다
작품을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가 아니라 미술비평 예술철학 미학논문을 읽는것처럼 어려운 용어들과 모호하고 추상적인 표현들로 가득한 글은 현대미술에서 더 멀어지고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인생, 예술>은 그런 글들과는 반대지점에 위치해있다
저자가 선택한 한가지 작품을 놓고 미학적인 아름다움이나 예술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예술가가 살아온 인생과 서사, 예술가와 작품에 영향을 주었던 시대적 배경과 감상하는 사람으로서 눈여겨 볼 부분까지 세심하게 짚어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작가의 가장 큰 힘이라면 몇백년전이 아닌 지금 현재 미술분야의 최전선에서 예술가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이 만들어지는 공간에서 그 과정을 지켜볼수있었다는 점이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작품들을 하나씩 만나다 보면 낯설고 난해하던 현대미술의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어렴풋하게 감이 온다고 할까 맥락이 읽힌다
책을 읽고나서 관심이 가는 몇몇 작가들의 정보와 작품들을 열심히 구글링한 것만으로도 현대미술과 조금 더 친해진 느낌이다ㅎㅎㅎ
나처럼 현대미술의 난해함이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않거나, 평론가들의 현학적이고 말장난같은 비평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면 이 책이 현대미술이라는 낯선 영역을 자기만의 시선과 관점으로 감상하고 해석할수있게 도와줄 첫 출발점이 될것이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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