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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시선 - 여성의 눈으로 파헤치는 그림 속 불편한 진실
이윤희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7월
평점 :
"훔쳐보지 마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겠다"
책 표지에 있는 다소 도발적인 문구처럼 이 책은 여성의 눈으로 파헤치는 그림 속 불편한 진실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의문, 시선, 누드, 악녀, 혐오, 허영, 모성, 소녀, 노화, 위반..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여성의 눈으로 미술사를 다시 들여다본다
제1장 의문: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존재하지 않았는가 제2장 시선: 왜 여성은 언제나 구경거리가 되는가 제3장 누드: 미술 작품에는 왜 벗은 여자들이 많을까 제4장 악녀: 여성은 남성을 괴롭히는 악한 존재인가 제5장 혐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영웅적 행위가 될수 있는가 제6장 거울: 거울 앞의 여성은 아름다움에 눈먼 존재인가 제7장 모성: 현실의 어머니가 언제나 고요하며 아름다울수 있는가 제8장 소녀: 소아성애는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제9장 노화: 노년의 이미지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공평한가 제10장 위반: 현실의 여성은 어떤 존재인가
각 장의 소제목만 봐도 내용을 미루어 짐작할수있을 정도로 미술 또는 예술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내에서 흔히 볼수있는 여성에 대한 비뚤어지고 왜곡된 시선들을 다루고있다
저자는 미술관에 전시된 명작들을 보면서 불편한 기분을 느껴본적이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그림을 좋아해 유명한 화가들의 전시회가 있을때마다 꼭 보러가는데 고흐 세잔 르느와르 샤갈 마티스 클림트 로트렉 바스키아 앤디워홀.. 거의 대부분이 남성화가들이었다
여성화가의 전시회는 프리다 칼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림을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풍경화인데 여자들만 옷을 벗은채 있거나 어린 소녀들을 에로틱한 누드로 그려 성적대상화하는 그림들이 명화라는 이유만으로 전시되고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감상한다
왜 미술관에는 벌거벗은 여성을 그린 명작이 많을까?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떠오르지 않을까?
신화와 종교 이야기를 그린 작품에서 여성은 왜 언제나 남성을 파멸시키는 존재로 그려질까?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인은 왜 그렇게도 자연스럽게 미술의 주제가 되었을까?
왜 늙은 남성은 기품있게, 늙은 여성은 추악하게 그려질까?
한번쯤 불편한 느낌이 들었거나 반대로 무심코 지나쳤거나 익숙해져 놓치고 있었던 불편한 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이 들어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건 페미니즘 여성 미술단체인 게릴라 걸즈가 앵그르의 <그랑 오달리스>의 작품속 그림속 여성모델의 머리에 고릴라 가면을 씌운 <여성은 벌거벗어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패러디 작품이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여성 미술가의 작품은 전체의 5퍼센트 미만인데, 소장작품중 85퍼센트가 여성의 누드를 그린 작품임을 꼬집는 것이었다
여성에 대한 삐뚤어진 시선이나 왜곡된 이미지는 미술작품에만 있는게 아니다
우리가 매일 보는 TV 드라마, 광고, 영화 등 모든 대중매체에 들어있고 그것을 보는 여성들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도 딱 꼬집어 말할수없지만 묘한 불편함을 느낀다
수백년동안 내려온 남성중심주의 사회의 병폐를 모두 뜯어고치거나 바꿀수는 없지만 우리가 미술작품을 감상할때만이라도 고전 명화 속에서 여성들의 이미지가 어떻게 소모되었는지 불편한 진실들을 외면하지 말고, '위대한 거장' 남성 미술가들에게 가려져 제대로 교육도, 화가로서 동등한 평가나 후원도 못받은채 미술사에서 사라져버린 여성 미술가들의 이름과 작품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