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윤슬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박완서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가 윤슬에디션으로 새롭게 나왔다
그녀가 남긴 에세이 660여편중에서 35편을 선별해서 모은 작품집으로 박완서 에세이의 베스트라고 할만하다

윤슬에디션이 뭘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빛과 물의 반짝이는 순간을 그림으로 담았다고 한다
책표지에 파란 하늘색을 닮은 물위에 반짝이는 영롱한 햇빛조각들 사이에서 한가롭게 헤엄치는 소녀와 소년의 그림이 나온다

책은 Part1 마음이 낸 길 Part2 꿈을 꿀 희망 Part3 무심한 듯 명랑한 속삭임 Part4 사랑의 행로 Part5 환하고도 슬픈 얼굴 Part6 이왕이면 해피엔드 총 6부분으로 나누어져 박완서표 문체로 박완서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책을 읽다보면 소제목을 붙여 글을 나누는게 큰 의미가 없다는걸 알게된다
책에는 지하철에서 택시를 타고가다 산을 오르다 생긴 짤막한 에피소드나 할머니 엄마 남편 딸들 손주들과의 추억들 등 그녀가 살아오면서 마주친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작가의 성별을 나누기는 싫지만 박경리 선생님과 함께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여성작가로 전업주부로 살다가 마흔의 나이에 문단에 데뷔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죽을때까지 현역 작가로 남는다면 행복할 것'이라는 바램대로 떠나는 순간까지 글쓰기를 멈추지않고 쉼없이 작품활동을 하며 소설, 산문집, 동화, 콩트집 등 다양한 글을 남겼다

박완서 선생님의 글을 동시대에 읽고 자란 세대는 아니지만 열혈팬인 엄마가 읽던 책들을 물려받아 나도 따라 팬이 되었다

그녀의 글은 평범하면서도 깊이와 울림이 있고,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고 꼿꼿하다
오랜 세월을 반듯하게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수있는 태도와 생각이 글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소박하고, 진실하고, 단순해서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 작가님답게 가장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라서 가장 그녀다운 모습을 만날수있어 좋았다

책에 담긴 글들을 읽으며 한국문단에 큰 이름을 남긴 대단한 작가가 아니라 잘난척하지 않고 가르치려들지 않지만 본받고싶고 배우고싶은 지혜로운 어른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를 듣는것 같았다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쓴 글들이기에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우리 어머니부터 나 그리고 그 다음 세대까지도 공감과 위로를 주는게 아닐까 한다

소설도 좋지만 그 어떤 작가도 따라하거나 흉내낼수 없는 박완서만의 담백하고 정갈한 글맛을 느끼고싶다면 산문집을 추천한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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