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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종이들 - 사소하고 사적인 종이 연대기
유현정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5월
평점 :
'사소하고 사적인 종이 연대기'라는 부제를 보고 종이를 좋아하는 종이덕후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저자는 명문대를 나와 잡지 기자생활을 하다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와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다
종이하면 뭐가 떠오를까?
책이 가장 먼저 생각나고 그 다음이 신문이나 잡지, 노트나 다이어리 스케치북같은 문구류, 팜플렛 전단지, 그리고 티켓 명함같은 자잘한 아이템들이다
책에는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서예학원에서 붓글씨를 배우고, 초중고를 졸업할때까지 받은 상장들, 우표와 크리스마스 씰을 수집하고, 손편지와 카드를 만들고, 미술전시회 뮤지컬 공연 영화 티켓들을 모으고, 드라마 작가를 꿈꾸면서 습작하던 대본과 필사 이야기 등 어릴때부터 성인이되기까지 종이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이 들어있다
그리고 신문지 종이상자 종이로서의 수명을 다한 폐지 이야기도 나온다
저자의 나이가 서른중반쯤인데도 종이에 대한 기억이나 추억들이 공감되는 부분들이 꽤 많아 신기하고 비밀을 공유하는것처럼 은밀한 친근감이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건 저자는 일정 다이어리 독서 다이어리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지역에 대한 기록 공간 다이어리 등 무려 3가지의 다이어리를 쓴다는 것과 걱정과 감사로 나누어 지금의 고민 기분 나쁜 일 싫어하는 사람, 행복했던 순간 하고싶은 일 좋아하는 사람 등을 종이에 기록하면서 감정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종이루틴으로 부르며 지금 내가 느끼는 것들을 확인한다는거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종이의 시대는 끝났다고 하지만 저자는 반대로 종이에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고 과거의 종이를 살피고 취향에 맞는 종이를 모으는 일을 멈추지않는다
자신없고 비관적이고 불만많고 예민했던 저자를 바꾸고 성장시킨 종이의 힘은 뭘까 궁금해졌다
드라마 작가가 되고싶은 꿈을 이루지 못해 좌절하고 다리를 다치는등 힘들고 무기력한 시기를 보내면서 필사나 북아트같은 종이와 관련된 취미와 그동안 모아온 편지 원고 티켓 등 종이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과거의 내 모습을 들여다볼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말한다
나에게 종이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나의 책상, 책꽂이에 놓인 종이가 어떤 깨달음을 줄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