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탁월한 취향 - 홍예진 산문
홍예진 지음 / 책과이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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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탁월한 취향.. 

책 제목을 보고 누구의 취향을 말하는걸까 궁금해졌다
탁월하다는, 그것도 '매우'라고 강조하는건 자기자신의 이야기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으니까..

저자의 이름이 낯설어 프로필을 찾아보니 뜻밖이라 꽤 신선(?)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다 지금은 미국의 바닷가 마을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살림을 하고 소설을 쓰고있다
문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한국이 아닌 외국에 살면서 글을 쓰는 작가..

저자 이름옆에 산문이라고 적혀있길래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산문 에세이 수필 잡글중에서 산문이라는 어휘에서 풍겨나는 담백함때문이라고 한다
어쩌면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무심코 흘려버리는 이미 정해진 장르나 카테고리에 대한 단어까지 세심하고 신중하게 고르는것만 봐도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 알수있었다

그녀의 산문에는 한국을 떠나 프랑스와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살면서 만난 칭구들이나 이웃에 대한 소소하지만 가볍지않은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Part 1 유한한 시간의 여행에서는 사춘기시절 첫사랑이 된 소설 가난한 학생부부 할머니와의 추억
Part 2 매우 탁월한 취향에서는 남프랑스 작은 도시 재봉틀 일을 하는 여인 동네꼬마의 네일아트 유학시절 파티에서 만난 칭구
Part 3 낯선 타인의 위로에서는 백인이 아니라 친구가 필요했던 이방인 주부에게도 필요한 짧은 여행같은 휴식
Part 4 인간에 대한 믿음에서는 아이가 겪어야하는 인종문제 미국화되지 못하고 무의식의 습관때문에 벌어지는 실수 같은 다른 나라에서 낯선 이방인, 그것도 마이너인 아시아인으로 살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Black Lives Matter나 코로나 같은 최근 이슈에 대한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각까지 들어볼수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글이라는 도구를 통해 마음을 실어나르며 이야기를 하고 타인이라는 땅에 발을 디뎌보는 것이라고 했는데 1년동안의 짧은 어학연수나 해외여행이 외국경험의 전부인 나에게 지구 반대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사연들은 꽤 흥미로웠다

여행이 아니면 내가 살고있는 나라를 벗어날 일이 없는 보통의 우리와 비교해보면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는 시기를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커리어를 쌓다가 40대쯤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로 안정적으로 자리잡는건 아마 한번쯤 꿈꿔보는 로망이나 성공한 인생 아닐까?

하지만 저자도 어쩔수없이 백인 우월주의와 외국인,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고,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정체성의 혼란과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과의 보이지않는 벽을 맞딱트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아웃사이더나 염세적인 증오론자가 되기보다는 다른 나라에서 만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흘려버리지 않고 우리의 글로 촘촘하게 기록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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