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요?책 제목을 처음 봤을때 머리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로맨스나 멜로영화에서 한번쯤 본 기억이 있는 헤어진 오래된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잘 지내냐고 안부를 묻는..하지만 이 책은 그런 낭만적인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주인공이 죽음을 앞둔 친구와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수년동안 만나지 못한 암에 걸려 치료를 받는중인 친구를 만나기위해 찾아간 낯선 도시의 대학에서 한 남자의 강연을 듣는 장면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죽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너무 무겁거나 감상적이지 않게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하는 두 여성의 우정과 유대감, 우리를 둘러싼 삶의 미묘한 단면들을 세심하고 덤덤하게 그려나간다기후변화와 전지구적 대재앙과 인간의 멸종에 대해 강의를 하는 옛애인을 통해 사랑했던 사람이 늙어가는 모습을 보는 일이 얼마나 괴로운 일이며, 암에 걸린 엄마에게 별일 아니라는듯이 자기랑 아무 관계가 없다는듯이 "엄마가 결정할 일이죠"라고 냉담하게 말하는 친구와 딸과의 틀어져버린 관계, 고양이와 이웃 할머니, 한때 아름다웠지만 나이가 들고 미모가 사라진 여자.. 주인공과 죽음을 앞둔 친구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사람은 어떻게 죽어야할까?마지막까지 치료에 대한 희망을 놓지않고 극심한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모습과 약간의 품위를 지키며 죽음을 먼저 선택하여 떠나는것..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수있을까?이 소설을 통해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죽어가는 현실과 삶의 의미와 자연스러운 죽음에 대해 슬픔 따뜻함 인간적인 공감 위트를 함께 느낄수있었다시몬 베유의 말에서 따온 '어떻게 지내요'라는 말은 원어인 프랑스어로는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라는 뜻이란다사랑하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따뜻한 말 한마디 속에 그 사람의 고통까지도 공감하는 마음을 담아야겠다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죽음에 대한 생각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