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미 - 누군가를 만날 줄 몰랐던 여름, 베를린
이동미 지음 / 모비딕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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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미

책 제목이 이름이다
백범 김구 체게바라 르코르뷔지에 수전 손택ᆢ이름이 제목이 되는건 위인전이나 평전뿐이다
책 표지 사진도 제목만큼이나 독특하다
누구나 한번쯤 상상하는 낯선 여행지에서의 사랑같은 로맨틱한 이야기와는 어울리지않게 폴짝~ 따라 뛰어보고 싶을만큼 깨발랄하다

작가의 프로필이 궁금해 구글링해보니까 프리랜서 여행작가, 48세 라고 뜬다
나랑 비슷한 또래가 그것도 15년전이 마지막 연애였다는데 다시 사랑을 시작할수있다는게 신기했다
내가 알고있는 40대 싱글녀들은 연애세포가 다 말라 죽은채 수도승(?)처럼 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ᆢ

오래전 영화 파니핑크가 떠올랐다
"서른 먹은 여자가 제대로 된 사랑을 찾으려면 원자폭탄을 피하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
대충 그런 대사였는데 그 뼈때리는 말을 제대로 체감하기엔 그때의 나는 젊었었다

'누군가를 만날줄 몰랐던 여름, 베를린'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을 쓴 저자이자 주인공인 동미가 40대 후반 중년의 나이에 무작정 자기가 짝사랑하던 도시 베를린으로 떠나 독일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로코영화같은 이야기와 그 남자와 함께 보고 먹고 마시고 즐긴 베를린의 여름을 기록한 책이다

내 연애나 사랑에도 그닥 관심없는 자발적 비연애중인 무성애자인 내가 이책을 읽게된건 책 뒤 표지에 적힌 바로 이 문장때문이었다

✏뒤늦게 만난 중년의 연애 이야기가 뭐 대단한게 있을까마는
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오랫동안 싱글로 살던 한 여자의 또 다른 삶으로 읽어주면 좋겠다
한 남자가 아니라 한 사람과 깊이 교감하며 새로 알게된 것과 느낀 것들, 즐거운 한때를 기록한 이야기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그녀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한 결정적인 한줄ᆢ
✏내 인생에 와줘서 고마워

30대 후반을 지나 마흔이 되고 연애 공백기가 길어지면 어느정도 포기하거나 초연한 상태가 된다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나의 반쪽을 찾기보다는 나에게 더 집중하고 혼자로도 시간을 즐기는 법을 만들어간다
대학때부터 마흔이 넘어서까지 꽤 버라이어티한 연애와 썸을 타본 나에게 사랑이란 처음엔 몽글몽글 설레고 짜릿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일상적인 루틴이 되면 연애는 역시 피곤해ᆢ로 시시하게 끝을 맺는 유효기간이 정해진 관계일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사랑을 하면서도 늘 헛헛한 마음이 들었고,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진짜 사랑이었는지 아님 나만의 착각이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꿈꾸던 사랑은 여자와 남자가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게 끝이 아닌 인간과 인간으로 서로 충만함을 느끼고, 혼자일때의 나보다 한뼘이라도 더 성숙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싶었다

그녀가 베를린으로 떠난것도, 데이팅앱으로 남자를 만난것도, 그리고 20대 청춘들처럼 뜨겁게 사랑에 빠진것도 정해진 운명인걸까? 운이 좋은걸까? 아님 그녀이기 때문에 가능했던걸까?

나라면 어땠을까?
새로운걸 시작하기엔 늦어버린 나이에 모든걸 접고 무작정 낯선곳으로 떠나지도, 그곳에서 남자를 만날 생각도 하지 않았을꺼고, 로또당첨의 확률로 내 취향의 남자를 만났더라도 이게 찐사랑일까 이 사람이 내가 찾던 나의 반쪽일까 끊임없이 확인하고 의심하느라 그녀처럼 사랑에 빠지지는 못했겠지?

동미가 사랑하는 법
쫌, 아니, 많이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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