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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
피천득 외 174인 지음 / 샘터사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너희들 보내고 나면 뒤돌아서는 순간부터 또 보고 싶단다."
그 말씀 뒤로 "저도 그래요." 하고 답하지 못한 것이
어머님 돌아가신 뒤 막내딸은 너무너무 후회가 됩니다.
[p.208]
늘 곁에 있는 것 같았지만, 다시 생각하면 어머니를 먼 곳에 두는 날이 많았다..
서로 다른 사연으로 174명의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방안에서
때론 대중교통 속에서 이렇게 숨 쉬는 모든 공간에서 나는 생각하고 생각하는 시간의 행복을 누렸다.
"엄마는 아들만 좋아한다"는 봄향기같은 상큼한 앙탈같은 표현도 있었고.
"이제 중학생이니 청소년답게 대우해 주세요." 라는 글을 보며 사춘기 시절 어머니께 때를 쓰던 기억도 났다.
"있잖아요. 엄마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로 태어나고 싶어요." 를 보면서 군시절 어머니께 보냈던 편지에서
감동받으셨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떠오르더군요.
그때 내용의 일부는 이랬습니다. "다시 태어나면 제 딸로 태어나세요. 제가 느끼는 행복을 누리게 해드리겠습니다."
"편지 좀 해다오. 엄마는 네가 보고 싶구나." 부분을 읽으며 잠시 책을 덮고 엄마에게 전화를 하기도 했답니다.
"일하다가 정 힘들고 외로우면 엄마 생각하고 그래도 못 견디겠으면 꼭 돌아와라!!"
워낭소리를 엄마와 함께 보고 나와 밥을 먹으면서 "나 어렸을 때 농사짓는게 싫어서 공장간다고 했을 때
그때 그 시절 생각이 나더라." 이렇게 말씀 하셨던 엄마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아주 소소한 일상 속 어머니에 대한 회상을 하다가 후반부에 실향민과 한국전쟁의 아픔이 담긴 글들은
짧은 문장들임에도 애환이 느껴질 수 있는 건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서툰 문장솜씨에도.. 철자 틀린 편지 속에서도 .. 무엇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어머니의 사랑은 어떤 것들도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절대진리를 느낄 수 있는 이번 책은
어떤 미사구어가 필요하지 않음을 느껴 봅니다.
"너희들 보내고 나면 뒤돌아서는 순간부터 또 보고싶단다."
책 장을 덮는 순간 마치.. 등 뒤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내일은 멀리 계신 어머니에게 "사랑합니다." 를 남발하는 전화통화를 해야겠다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