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광고에서 많이 보았던 장면을 시작으로 책장을 열었다. 지중해여행이 꿈이 었던 나의 호기심을 시작으로 한때 사귀던 여자친구가 이곳을 다녀온 뒤 들려주었던 알콩달콩 이야기들과 함께 저자의 사진을 한장이라도 찾겠다는 일념을 마지막으로 마치 내가 곳곳을 누비며 여행을 백일 동안 하고 온 것같은 느낌이었다. 아참, 중간 중간 bgm 듣기와 함께 하기도 했었던 ... 마음이 자라는 그곳, 지중해 .. 나를 버리고 너를 얻는다 - 스페인의 시작 편부터 나의 눈물샘은 자극되기 시작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이곳에서 진짜 나를 버리고 타인을 얻어버린 여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시작도 그랬다고 했다. 설렘없는여행의 시작 마드리드였다고 ... 그런 시작으로 뜨꺼운 세비야를 거쳐 바르셀로나에 당도해서는 황홀에 취해서 한동안 멍때리기를 했다는 그 친구와 이야기와 이 책의 이야기는 동일인물마냥 너무나 비슷해서 나의 안구가 흐림을 유지한 채 읽어야 했던 파트였다. p.43 가끔은 뒤돌아 볼 것. 앞만 보고 걸을 땐 찾지 못한 뭔가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남프랑스 "단 하루의 추억을 시작" 이란 주제로 시작된 님(Nimes) 이란 곳을 읽으며 교정을 거니는데 순간 뭔가 시선이 느껴져 바라 보니 외국인 한명이 자신의 고향이라고 서툰 한국말로 하는 것이 아닌가.. 단 하루의 추억이었지만 그렇게 프랑스남과의 짧은 인사를 나누며 시작된 제 2장 .. 황홀했던 바르샤를 떠나 프랑스여행 중 가장 기대했다던 아를(Arles) 고흐의 밤의 테라스, 별이 빛나는 밤에, 아를의 도개교등의 작품 배경이었던 이 곳. 모호했던 그의 느낌처럼 저자도 뭔가 느끼지 못하는 어느 정도 사이에 거리를 둔 채 머물렀던 곳이 아니었을런지 모른다. 남프랑스의 모든 곳에서의 여행은 다음 책속 문장과 같은 기분이었다. p. 118 소풍날 아침 혹시라도 비가 올까 서둘러 깼다가 부엌에서 나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툭툭 김밤 써는 소리에 안심하고 다시 잠들 때의 기분이다. 제3장 여행이 아닌 생활 - 이탈리아 .. 딱 이맘때쯤이다. 배낭여행갔던 헤어진 그 친구에게서 온 이메일 2통도 이 책의 보내지 못한 편지 3통을 소개하는 저자처럼 말이다. 내 손을 잡으며 입술을 맞추고 떨리던 나를 꼭 안아주던 그대 이제 와 솔직히 입맞춤보다 더 떨리던 나를 안아주고 그대의 품이 더 좋았어 에피톤프로젝트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의 bgm 을 한 없이 들으며 읽는 바람에 참 진도 나가지 못했던 이탈리아 편이다. 겨우 한장 한장 넘기면서 로마에 닿아서 나는 나이듦에 대한 큰 감흥을 맞게 된다. p.188 누구나 똑같은 시간을 사이에 두고 나이를 먹는다. 돈이 많다고 내일이 천천히 오는 것도 아니고, 실패한 인생이라고 1년이 30일만에 흘러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숫자와 숫자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갭을 늘였다 즐였다 조정하는 건 바로 나 자신이다. 나이 든 걸로 치자면 88세 울 할머니 정 여사도 무릎을 꿇고 큰 절을 올릴 이 도시 로마에서도 천 년이 넘는 시간을 버틴 벽돌 사이로 새로운 이끼가 피어나고 있는 것을, 고작 몇 년 혹은 몇십 년을 사이에 두고 송장처럼 맥을 탁 놓는다는 건 시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다음일정이 시작된 아테네 아침. 뭔가가 다르다고 했다. 불어오는 바람까지도.. 마냥 좋은 풍경속에 취해 커피 한잔을 마시구 셔터를 마구 누르고 싶을 만큼 대단한 풍경 그 자체였다고... 파르테논 신전에 살았다던 신들도 정말 그랬을까 .. 터키라고 하면 이스탄불 밖에 모르던 내게 이 책은 카파도키아를 알려준다. 무심코 들렀다가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찢고 눌러앉게 한다는 이 곳.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이 다음 책속 글귀 하나로 터키여행은 매우 추천하고 싶다. p.233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대단하다 싶다가도 한편으론 이해가 간다. 지구 상에 이런 곳이 존재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기이한 바위들로 가득한 산길을 한없이 걷다 보면,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이 맞긴 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든다. [스페인- 남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터키] 이야기의 시작 전 인용한 시처럼 그녀의 여행 시작과 끝이었지만 마치 이제 계속 되는 여행기같은 이 책.. 중간 중간 활용팁이 4가지 있었는데 .. 그것 또한 꼭 필요한 정보들로 가득했던 이 책... 누구도 불가능했다는 그녀의 여행은 순도100% 기분 좋은 감정들이 차올라 그 감정을 뚜껑을 열어야 하는 순간이 오고야 말았던 건 아닐지 모른다. 이 책 .. 여행 에세이 치고는 나와 너무 닮았다. 그래서 그냥 마냥 취하면서 읽었다. 여행소개보다 여행 속 그 느낌들만으로도 대단히 기분 좋았던 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