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키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창해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미야모토 타쿠미씨의 사진.. 

언제나 말 없이 가족을 위해 평생을 몸바쳐 살아가시는 내 아버지와 너무 비슷하다..

 

우연하게도 우리집에는 20대의 아버지, 나 그리고 남동생의 사진이 함께 걸려 있다.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는데 오늘부터 그 사진이 특별해진 것 같다.

[도키오]속의 막연하고도 불가능한 이야기 속에서 나는 타쿠미처럼 가슴으로 말없이 느껴지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미야모토는 레이코에게 힘겹게 이야기를 꺼낸다. 도키오에 대한 이야기를 ...

"지금부터 20년전 도키오를 만났다고.."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난요, 당신의 아들이라고요..'

언젠가 도키오가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미래에서 왔다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그게 가장 적절한 대답 같다는 생각도 든다.

미래에서 형편없는 아버지를 도와주러 나타났다.... 참 그럴 듯한 이야기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멋질까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멋진 생각을 할 수 있게 미래에서 아들은 그의 상상을 현실로 보답하기 위해

17살의 도키오는 23살의 미야모토를 만난다.

 

간호사가 꿈이던 좋은 여자 치즈루와의 만남, 아사오카 스미코의 아들이자 도조 스미코의 아들인 20대의 타쿠미,

빈자의 피자를 먹는 모습, 대규모 경마의 일본더비에서의 대박, 덴키브랜간판을 보고 좋아하는 모습등등

흥미진진함 속에서도 사소한 깨달음에 감동하고 함께 눈물흘리는 시간을 되풀이 한다.

 

"옛날에 도조 스미코 씨가 다쿠미 씨 앞으로 쓴 편지예요. 그 무렵에는 결혼 전이므로 아사오카 스미코로 되어 있어요."

라며 타쿠미에게 건네주던 편지를 나는 읽으며 초절정으로 이 책에 빠져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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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한 가지 사실만은 가르쳐 주고 싶어서 펜을 들었다. 그것은 너의 아버지에 대해서야.

너의 아버지는 가키자와 다쿠미라는 사람이야. 너에게 아버지랑 똑같은 발음의 이름을 주었단다.

직업은 만화가였다. 하지만 네가 아버지의 만화를 보는 일은 없을 거야.

어쩌면 쓰메즈카 무사오라는 필명조차 들은 적이 없을 거야. 유명한 데즈카 오사무씨의 이름을 흉내 내서 만든 필명이다.

꿈을 만드는 사람 이라는 의미도 물론 있다고 했어.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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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읽고 난 다음 무덤덤한 다쿠미에게 도키오는 눈물을 흘리며 의미 심장한 이야기를 한다.

도키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또 한번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운명적인 만남과 운명적인 사건의 시간에서 도키오는 타쿠미와 영원한 작별을 고한다.

그 운명의 시간이 흐르고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된다.

미래의 도키오 어머니인 '시노즈카 레이코'

 

시간은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죽음 앞에서 있는 아들 도키오에게 타쿠미는 잊고 있던 중대한 일을 실행한다.

"도키오! 아사쿠사 놀이공원에서 기다려야 한다." 미야모토 타쿠미는 그렇게 외치며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도키오와 작별을 한다.

마지막까지 이 책은 나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도키오 ( 時生 ).. 한자로 시간을 살아간다는 의미의 이름..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법처럼 두 남자는 숙명적으로 만나고 만나고 만났으리라...

그런 만남 중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책장을 덮었다.

 

- 바람부는 가을의 저녁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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