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있는 고양이 많이있어와 루돌프 한림 고학년문고 9
사이토 히로시 글, 스기우라 한모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교양 있는 고양이 많이있어와 루돌프] ..

제목만으로도 관심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한 책이다.

책표지 상단에 '높은학년읽기책' 이란 표시를 보면서 참 한글이 아름답다는 느낌까지 더해진 이 책..

천사같은 아이들을 위한 책에 천사딱지를 땐 내가 책장을 열게되었다. 두둥 ~~

 

책의 서문에선 검은고양이 루돌프가 자신의 신체구조상 가끔 사람을 놀래캐 하는 것은 일부러 그런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와 함께

자신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말미에 알려준다는 생뚱맞은 소리를 하면서 시작된다.

어 ~ 이 책의 저자는 사이토 히로시인데 말이다.

 

보통의 고양이와 똑같은 생활을 하던 루돌프는 생선한마리 덕분에(?) 상상도 못 했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생선 덕분에 도쿄까지 오게 된 루돌프.

도쿄에서 처음 만난 아주 덩치 큰 고양이와 생선을 둘러 싼 논쟁 끝에 그와 첫 인사를 나누게 된다.

루돌프 : 넌 이름이 뭐니?

덩치 큰 고양이 : 많이 있어..

루돌프 : 아 ~ 많이 있어야.. 여긴 어디야.

덩치 큰 고양이 : .......

 

시간이 지나 루돌프는 덩치 큰 고양이의 이름이 많이있어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의 교양있는 행동때문에 만나는 사람마다 다른 이름을 얻게 되었고 그래서 이름이 많이 얻었으며

루돌프와의 첫만남에서 내 이름은 많이 있어. 라고 했던 것이었다.

이렇게 서로를 알게 되는 과정이 아주 귀엽게 묘사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웃음을 짓게 되었다.

 



 

많이있어 : 할머니는 나를 호랭이, 학교 급식실에서는 나를 대장이라 부르지. 생선 가게에서는 덩치라 그러고

              파출소 경찰 아저씨는 나를 도둑이라고 부른다니까. 이렇게 나한텐 이름이 많이 있어.

             이렇게 나한텐 이름이 많이 있어. 그래서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내 이름은 많이 있어.' 라고 말한거야.

             그런데 내가 '많이 있어' 라고 한 걸 너는 내 이름이라고 생각해 버린 거지. 안 그래?

                                                                                                                         [69p]

 

루돌프는 자신이 살던 곳과 다른 환경을 많이있어와 함께 하면서 하나씩 알게 된다.

많이있어가 도쿄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는 과정의 에피소드,

많이있어를 두고 떠나야했던 주인이 떠나기 1년전부터 글자를 가르쳤고 꼭 해내겠다는 의지와 열정으로 글자를 알게되는 내용,

지식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교양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 미련한 자는 절망을 안고 사는 법이라 했던 말등은

나에게 또한 자라나는 천사같은 우리 아이들에게 아주 쉽고 재밌게 그리고 진실이 담긴 내용으로 일캐워준다.

 

그렇게 하나 하나 루돌프는 많이있어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 과정에서 글자를 익히는 과정은

열심히 꾸준히 학습하면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그렇게 글자를 알게 되었고 그러던 어느날 TV화면에 낯익은 장면을 보면서 루돌프의 고향임을 알게되었으며

그곳이 '기후' 라는 곳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태풍이 그들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

태풍 덕분에 찢겨진 광고지에 기후&이누야마의 여행지를 경품으로 걸린 포스터를 보게 된다.

절반의 성공에서 노력에 노력을 더해 결국 이들은 포스터 완성본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아래처럼..



 

그렇게 루돌프는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되었고, 많이있어는 돌아가기 전날 루돌프에게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이고 싶은 나머지

왠수 데블에게 간다. 왜냐면 데블에게 좋은 영양이 뜸뿍 담긴 고기덩어리가 있기 때문이다.

데블과의 협상과정에서 많이있어는 뜻하지 않는 큰부상을 당하고 루돌프와 얼룩이가 나중에 기가막히게 복수를 한다.

(참고로 얼룩이는 집고양이치곤 많이있어에게 미움을 받지 않고 얼룩이는 많이있어를 버린냥이라 부른다.)

복수를 하면서 마지막에 멋진 구절이 있는데 ... 이는 이 책을 읽을 사람들에게 맡겨본다.

그렇게 그들의 상상 못할 여행은 끝이 났다.

 

여기서 끝인가 ?? 아니죠. 서두에 말했듯이 루돌프가 서문에 했던 말이 있다고 했죠.

전화벨이 울렸고 사이토 히로시는 친구에게 원고를 보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습니다. 

원고는 고양이가 직접 자서전을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해 썼고 출판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죠.

사이토는 또박또박 옮겨적으며 고단샤출판사에 응모하여 신인상을 받습니다. 물론 고양이가 썼단 말은 빼구요.

하지만 마지막에 고백하게 됩니다. 실은 고양이가 쓴건데..

여러분은 고양이가 썼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 책을 덮으면서 잔잔한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면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지식이 있다하여 모두가 교양이 있는게 아니다.

좋은 멘토를 만나야 함을,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함을, 아픔을 나누면 감동이 된다는 것을, 

타인에게 좀 더 친절해야 함도 느꼈으며 동물들을 보면서 뭐라고 하지 말아야 겠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이토 히로시의 고백처럼 정직해야 한다는 것과 이상할지 모르지만 상상력이 잃어가는 어른들의 모습에

안타까움도 들었습니다.  이래 저래 상상의 날개를 펴고 흐뭇한 미소까지 짓게 했던 이 책을 덮는 순간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하늘은 어찌나 맑던지 ...많이있어와 루돌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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