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직하게 살고 싶다
김지룡 지음 / 명진출판사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김지룡을 알게 된 것은 딴지일보에서 그의 육아일기 비스무리한 글들을 보고서이다. 문화비평가로서 현재는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면서 쓴 그 글들을 보면서 "아 이 사람 참 괜찮은 부모로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로서 누릴 수 있는 권위주의를 벗어나서 아이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느껴져서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어떤 것인지, 영어나 성적 올리기가 아닌 진짜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적어도 김지룡이 키우는 아이들은 입시지옥과 경쟁논리 속에서 찌들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김지룡을 알게 되었고 이 사람이 여러 권의 책을 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중에 헌책방에서 우연찮게 구한 것이 바로 이 책 <나는 솔직하게 살고 싶다>이다. 글쓴이가 일본에서 성문화를 경험하고 느낀 점들 그리고 자신의 성에 대한 관점 등을 편안하게 썼는데, 내가 생각하는 책의 요지는 '가부장적 권위주의를 벗어던지자!'이다. 그것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이 사회의 구성원들이 성 뿐 아니라 여러가지 사회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책은 1999년에 쓰여졌다. 지금부터 10년 정도 된 책인데, 지금에야 뭐 그닥 새로울 것도 없는 주장이지 뭐. 요새 가부장이나 혼전순결 소리했다가 꼴통보수나 원시인 소리나 안들으면 다행이지. 남자든 여자든 개인의 성적 자유는 상식이 된 것 아닌가. 적어도 맆서비스라도 말이다. 

 

김지룡의 말대로 남자든 여자든 성에 당당해져야 한다. 마음에 드는 남녀끼리 섹스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져야 한다. 꼭 애인간에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 있어야지만 섹스를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뭐 배우자가 있거나 애인이 있는 사람의 경우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라고 하더라도, 그렇지 않다면 끌리는 사람들끼리(남녀든 녀녀든 남남이든) 섹스를 하는 것이 뭐 어떻단 말인가.  

 

아 근데, 마음은 그런데 이것 참 막상 말 꺼내기가 쉽지가 않다. "너 되게 괜찮은데 나랑 같이 잘래?" 이런 말 하는 거, 가부장적인 한국에서 30년 이상 살아온 나로서는 함부로 꺼내기가 쉽지 않다. 성격도 소심한 편이라. 나 같이 소심한 사람도 섹스에 대해 좀 더 쉽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어서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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