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비밀 - EBS 다큐프라임, 타인을 움직이는 최상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설득의 비밀
EBS 제작팀.김종명 엮음 / 쿠폰북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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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에서 말하는 설득의 목적은 무엇인가. 결국은 누군가에게 무엇을 팔기 위한 것 아닌가. 책에 나오는 설득전문가들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대부분 업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적을 올린 영업사원들이다. 그들이 설득의 달인이라면 설득을 잘 한다는 것은 영업을 잘 한다는 뜻인가.  

설득은 "나의 마음을 열고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것"이라느니 어쩌니 뭐라뭐라 아름다운 말들을 같다 붙여도 결국은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것이 설득 아닌가. 나의 마음을 열고 상대방에게 다가가서, 결국은 차를 팔든 뭘 팔든 파는 것이다. 그리고 이해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마음을 열고 다가가도 상대방은 받아주지 않는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정의와 연대에 호소하는 설득을 누가 받아 줄 것인가.  

협상은 또 어떤가. 서로 윈윈하는 방법을 찾으라고 하지만 그건 사업상의 거래에서나 성사될 수 있는 일이다. 노사간의 협상에서, 정리해고를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사측과 노측이 협상을 한다면, 이게 협상이 잘 될 수 있을까. 상대방의 핵심가치는 건들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옵션을 협상하라고 한다. 그렇다면 정리해고를 받아들이면서 퇴직금이나 위로금을 갖고 협상을 해야하나.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정리해고에 다른 옵션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결국 협상은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 주고받고 하는 게임일 뿐이다. 그 테두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는데 어떻게 협상이 가능하겠는가. 설득이니 협상이니 공평무사한척 하지만 결국은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기능 밖에 하지 못한다. 기득권자들에게 유리한 체제 말이다. 좋든 싫든, 그렇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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