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 -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 오늘을 비추는 사색 2
기시미 이치로 지음, 노경아 옮김 / 까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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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의 "에리히 프롬"은 현대사회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자아로 살아가는 길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프롬은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의 사상을 융합해, 현대 사회에서 고립되고 소외된 개인이 어떻게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모색했습니다. 프롬의 철학은 인간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깊은 신뢰에서 출발하며,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 책은 특히 ‘이성’과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간이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법에 대해 고찰합니다.


프롬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인간의 고독에서 비롯된 병리로 규정합니다. 기시미 이치로는 프롬의 철학을 ‘고독’과 ‘이방인으로서의 삶’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며, 이 과정에서 인간이 스스로의 운명에 책임을 지고, 타자와의 차별성과 독립성을 인지할 때 비로소 진정한 결속과 사랑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프롬은 “상대에게서 분리되고 고독해져야만 결속을 회복하고 사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 현대인이 타자와 맺는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실천해야 하는지를 일깨웁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음을 직시하게 하며, 타인에게서 멀어져야만 가능한 고유의 자아 찾기를 촉구한다.

책에서 강조하는 프롬의 휴머니즘적 윤리학은 인간 본연의 가치와 존엄성을 강조하며,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 맺기를 가능하게 하는 사랑의 기술을 제시합니다. 프롬의 사랑의 4가지 요소인 배려, 책임, 존중, 지식은 단순한 애정의 표현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서로를 대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쳐주는 실천적 지침입니다. 이를 통해 프롬의 사랑의 철학이 단순한 감정이 아닌, 인간 존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 방법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시미 이치로는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개념을 통해, 현대인이 권위와 압박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잃고 사는지를 비판적으로 다룹니다. 프롬은 자신의 양심에 따라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며, 외부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자기 운명에 최종 책임을 진다는 것은 자신이 어떻게 살지 스스로 결정한다는 뜻이다”라는 문장은, 현대인이 타인의 기대나 사회적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강력히 설파합니다. 이러한 프롬의 철학은, 현대 사회에서 독립적 사고와 자율성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특히 프롬이 말하는 ‘병든 사람들이 가장 건강하다’라는 관점은 현대 사회의 규범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보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을 지키며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더 건강한 정신을 가질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상성과는 반대의 의미를 지니며, 사회적 부적응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알게 해줍니다. 이처럼 이치로의 해석을 통해 프롬의 철학은 단순한 염세주의적 비판이 아닌,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희망의 철학으로 다가왔습니다.

프롬은 “고독”을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타인과 분리되고 고독해져야만 진정한 결속과 사랑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고독해진 사람끼리의 결속이야말로 완전성과 개성을 해치지 않는 결속”이라는 프롬의 주장은, 우리가 고독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고 자아를 지켜낼 때 비로소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특히 “진실을 직시하여, 나의 운명에 무관심한 우주 안에서 내가 기본적으로 혼자이며 고독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는 프롬의 말처럼, 인간은 근본적으로 혼자일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외부의 압박과 권위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또한 “양심은 자신에게 ‘옳은가?’라고 묻는 목소리에 ‘네’라고 대답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며,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의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현대사회가 제시하는 기준이나 타인의 기대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자신의 본질과 대면하고, 사회적 압박이나 외부의 권위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프롬은 사랑을 인간의 가장 중요한 삶의 기술로 보았습니다. 그는 사랑은 단순히 받는 것이 아니라, 베풀 줄 알아야 진정한 사랑이 된다고 주장하며, 사랑의 기본 요소로 배려, 책임, 존중, 그리고 지식을 꼽습니다. 사랑이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고도의 의식적 노력과 훈련을 필요로 하는 “삶의 기술”임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사랑론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감정적 사랑의 차원을 넘어, 타인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며, 스스로 책임지는 태도까지를 포함합니다. 그는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타인과의 진정한 결속을 이루는 과정이며,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의 생명과 성장을 적극적으로 염려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현대사회에서 무너진 인간관계와 타인과의 연결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프롬의 사랑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시미 이치로는 프롬의 철학을 현대적 시각에서 해석하며, 프롬이 던진 메시지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종종 성공과 성취를 위해 스스로를 잃고,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바꾸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프롬은 타인의 기대에 맞추지 않고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삶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프롬의 철학은 오늘날 개인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잃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프롬의 철학은 고독과 소외를 두려워하지 않고,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는 길을 제시합니다. 프롬이 강조한 “삶의 기술”은 단순한 생존의 기술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고 타인과의 관계를 깊게 이해하며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을 포함합니다. 기시미 이치로는 프롬의 철학을 통해 현대사회가 인간에게 가하는 소외와 고립의 구조를 명확히 짚어내고, 그 속에서 자신을 지키고 진정한 자아로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에리히 프롬의 사상은 우리가 지금의 삶에서 중요한 것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깊은 철학적 사색과 성찰을 요구하며,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그의 대답은 시대를 초월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력한 울림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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