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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한 사람들 -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김지수 지음 / 양양하다 / 2025년 6월
평점 :
의젓하다의 사전적 정의는
말이나 행동따위가 점잖고 무게가 있다. 이다.
그렇다면 의젓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책 <의젓한 사람들>은 이 물음에서부터 시작한다.
저자인 김지수 작가는 의젓한 사람을 '고통과 시간, 인내와 책임'라는 키워드로 연결한다.
당장의 욕구를 통제하는 자제력을 씨앗으로 삼아 '상호 돌봄'으로 이어져 '의젓한 정신'으로 성숙되어 간다고 보았다.
그의 네번째 인터뷰집인 <위대한 대화>가 "함께 가기 위해 약해지라"라는 문장 앞에서 '다정한 사람들'을 호명했다면,
다섯번째 인터뷰집인 <의젓한 사람들>은 '다정함'에서 나아가 '책임적 존재'들을 호명한다.
'난 책임없어요!'
'난 책임자가 아니에요'
라고 외치는 시대에 '책임지는 사람'이라니..
아무 책임자도 없었던 '세월호 사건'과 '이태원 참사'가 생각났다.
이미 벌어진 일에도 서로 책임지는 사람 없이 '떠넘기기'에 바빴는데..
의젓한 사람이란 이렇게 책임지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을 보고 책임지는 의젓한 존재로 본 것일까?
김지수 작가가 인터뷰한 14명의 사람들
그래도 이름을 알고 있었던 사람으로는 가수 양희은, 배우 박정민, 시인 나태주, 경제학자 러셀 로버츠, 작가 마크 맨슨, 조직심리학자 애덤 그랜트 6명..
전혀 생소한 인물로 순례자 김기석, 작곡가 진은숙, 정치인이자 기업가 플뢰르 펠르랭, 노년내과 의사 가마타 미노루, 의사결정 전문가 애니 듀크, 목수 마크 앨린슨, 신경과학자 리사 제노바, 부고 전문기자 제임스 R. 해거티 이상 8명이다.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책임을 다하는 자들이다.
그들이 그 분야의 Top이라고까지 말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연대하며 함께 가기를 이야기한다.
직접적으로 '타자에게 의젓한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은퇴한 목사님인 순례자 김기석님
평생을 힘빼는 연습을 하며 살아왔노라고, 똑똑한 말보다는 '도무지' '문득'같은 변두리 부사들을 가지고 무해한 말과 노래들을 풀어내는 사람 냄새나는 가수 양희은님
내가 그동안 클래식에 정말 무지했구나 하는 반성과 함께 우주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현대클래식 작곡가 진은숙님의 슬럼프 없는 인생이 없다는 담담한 이야기들. 당대의 갈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생각하며 묵묵히 그려나가는 오선지를 생각하면 과연 성공이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된다.
서점주인이면서 작가, 배우. 박정민. 그의 연기에 대해 극찬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이렇게 단단한 생각과 의젓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었다는 것은 몰랐기에 그의 작품 <쓸 만한 인간>이 읽고 싶어졌다.
함께 걷는 연대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우리가 쫓고 있는 것이 허상은 아닌지를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김지수 작가의 작품은 새로운 우주로 나를 이끌어간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인터뷰들을 읽다보면 인터뷰이들..
이들이 쓴 작품을 직접 읽어보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읽을 책이 산더미인데.. ㅠㅠ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이들의 작품을 천천히 읽어보자.
이들이 이야기하는 연대하고 책임지는 삶, 삶의 중요한 가치를 찾고, 최고의 결정, 완벽한 인생을 꿈꾸기 보다는 서로 사랑하며 내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서의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
이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그저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