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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말 2 - 나를 떠난 글이 당신 안에서 거듭나기를 ㅣ 이어령의 말 2
이어령 지음 / 세계사 / 2025년 8월
평점 :
"00이 궁금한데?"
바로 인터넷 검색을 열어 글자를 입력합니다.
그 뜻을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끝입니다.
고 이어령 교수님은 그러한 지식은 남의 생각일뿐이라고 합니다.
나의 생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와 정보를 결합하고 꿰어낼 수 있는 지혜를 키워내야 한다고 합니다.
바로 사색의 시간을 통해 이 힘을 키울 수 있는데
이를 위해 검색과 검색 사이 사색의 징검다리를 놓으라고 합니다.
사색을 통해 얻는 '나의 생각'
이 '이어령의 생각'이 그대로 담긴 책 <이어령의 말 2>입니다.
<이어령의 말 1>에 이어 <이어령의 말 2>에서도 이어지는 각종 단어 ,키워드를 풀어내는 고 이어령 선생님의 '사색'을 엿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어떤 독자는 이 책을 이렇게 평하네요
"참으로 귀한 책이다. 이만큼의 감동과 놀라움을 가져본 건 처음이다. 단언컨대 올해 최고의 책"
음.. 감동과 놀라움이라니..
어떤 면에서의 감동과 놀라움일까요?
이어령 선생님의 "사색의 깊이"에 놀랐던 것일까요?
책을 읽으며 '아.. 이런 식으로 이 단어를 들여다볼 수 있구나' 하면서 생각하긴 했지만..
이 독자의 말처럼 '감동과 놀라움'이라는 감정이 크게 올라오진 않네요.
인상적이었던 단어는 '세미오시스'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고 해요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되고
nowhere에 h 를 하나 더해 분리하면 now here가 되는 식이죠.
언어나 문자의 창조가 얼마나 쉬운지를 이야기하며 이걸 독재자들이 다 썼노라고 말해요.
언어 조작에 의해 이념 조작을 했다는 것이죠.
'저 사람들이 세뇌됐어' 하면 '아 무서워' 하지만
'재가 의식화 됐어' 그러면 박수친다는 것이죠.
세뇌와 의식화, 신념화는 다 같은 말인데... 세뇌라고 하면 네거티브한, 부정적인 표현이고 '의식화' '신념화'는 포지티브, 긍정적인 표현인 것이죠.
자기편이 하는 것은 긍정적인 것으로
반대편이 하는 것은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에 더해지는 이어령 선생님의 촌철살인 같은 '뼈있는 말 ' 한마디를 더 해봅니다.
"네 머리로 생각하라.
네 생각을 놓아두고, 왜 남의 생각을 빌리려 하는가.
이런 습관만 바꿔도 세상이 달라진다."
<이어령의 말>은 이 생각을 가지고 이어령 선생님께서 자신이 생각하는 단어의 의미와 삶에 대한 가치들을 끊임없이 기록한 글들입니다.
나는 세뇌에 대해서 지금까지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한번도 글을 남겨본적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냥 남들의 생각을 그냥 받아들여온 것이죠.
여기에 왜 글이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도 깨닫습니다.
한자를 처음 만들었다는 전설의 인물을 아시나요?
바로 눈이 네 개나 되는 '창힐'이라는 인물인데요
창힐이 한자를 모두 완성하자, 어둠 속으로부터 귀신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해요.
문자가 만들어짐으로써 어둠을 지배하는 귀신이 설 자리를 잃고 만 것이죠.
어둠이란 잠이고 망각이고 사라지는 모습이죠
문자는 보는 것이고 말은 듣는 것.
말은 귀신의 우는 소리처럼 어둠의 일부일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말을 문자로 옮긴다는 것은 혼돈의 어둠에서 질서의 빛 세계로 향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
이어령 선생님의 글 그대로 표현해볼게요.
"붕괴되어가는 소리의 연약함에 모양과 견고함을 주는 것,
시간에 대항하는 용기와 그 장소를 주는 것.
물건을 가리키는 손이 아니라 물건 그 자체의 흔적을 밝히는 빛,
그것이 바로 네 개의 눈에서 생겨난 아이콘 문자들입니다."
생각의 흐름을 '문자'로 옮김으로써 견고함을 주고 흔적을 제대로 밝혀야겠어요.
이를 밝히기 위한 지침이 되어줄 좋은 책 <이어령의 말 2>
출판사 지원으로 책을 제공받아 정말 의미있게 읽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의 연약함, 생각의 얇음이 고민되시는 분들이라면 찬찬히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