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최저점을 읽는 핵심 수업 - ‘부동산발 대공황’ 시장의 재편과 투자 전략
박감사(박은정)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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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와 관련된 책이라고 하면 대체로 어디어디가 유망하니까 투자를 해라~ 는 식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해서는 어디 입지가 좋고, 어떤 사항을 고려해서 지금이 바로 투자할 시기다!라는 식의 책을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읽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박감사(박은정)님의 [부동산 최저점을 읽는 핵심수업]은.. 아니었다.

지금이 얼마나 위기상황인지..
부동산 시장의 붕괴 신호를 알려주고, 이 격랑의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왜 이런 위기상황이 닥쳤는지에 대해서 국내 상황과 국외 상황을 나누어서 설명하고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 그래서... 아. 이렇구나 하는식으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다행히 '부동산 투자'를 안한 것에 감사해야 할지
아님 거품 시기를 놓친 것을 아쉬워해야 할지.

아님 거품 이후에 투자로 지금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사람이 아님에 안도해야 할지

확실한 것은 내가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구나 하는 점이다.

아주 잠시 경매에 관심을 가져본 적은 있다.
경매를 위해 임장도 한번 나가봤다.

그때만 해도 여기저기서 경매 열풍과 부동산 열풍이 아주 거셌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그분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여전히 경매에 뛰어들고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시장의 흐름을 꾸준히 읽는것이 중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도 핵심은 "꾸준함"이다.
그냥 운이 좋아서, 감이 좋아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고, 그에 맞는 준비를 차근차근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정말 다행이다.
세상인 반짝 스타들만 잘 사는 곳이 아니어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가장 잘 하는 것. .지구력으로 한번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밀고 나가보자.. 언젠가 지금의 부동산발 대공황에서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필요한 만큼의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부동산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상식이 있고, 현재의 부동산 투자 상황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동안의 정책 변화와 함께 현 정권의 부동산 기조도 알 수 있으며, 이와 더불어 세계적 기조에 대해서도 적절한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투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분들이라면 지금 필히 읽어야 하는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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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위드 와이 - 수백만의 인생을 바꾼 단 하나의 질문, 15주년 특별 개정판
사이먼 시넥 지음, 윤혜리 옮김 / 임팩터(impacter)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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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군에 why 바람이 불었었다.
why 운동이라고 하여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하라는 것이었다.

<Start with why>라고 했을 때 '이유'를 찾으라는 것이구나 정도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은 #골든서클 이었다.
Why + How + What 이 세가지의 균형이었다.

Why에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출발점일 뿐이다.
각 요소가 균형을 이루고 올바른 순서로 배치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선 시작은 Why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지를 스스로 분명히 알아야 한다.

'왜' 이 일을 하는지 명확해졌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그 목적을 실현할지에 대한 행동원칙을 정하는 것이다. 이는 조직 내부의 시스템, 프로세스, 문화속에서 드러난다. 구성원 모두가 이 원칙을 지키도록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다. 진짜로 효과적인 가치와 행동원칙은 명사가 아닌 동사로 정리된다. 동사형의 가치는 어떤 상황에서도 명확한 판단기준이 된다.

Why가 여정의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고, How가 우리가 어떤 길을 택할지,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지를 안내해주는 안내서라면 마지막 What은 이 행동들의 구체적 결과이다.

일관된 결과들을 통해 '진정성'이 드러난다.

진정성이란, 남이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미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믿는지를 분명히 아는 상태, 그것이 진정성이다.

이 진정성은 골든서클이 균형을 이룬 상태이다.

즉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이, 실제 우리가 믿는 바와 일치하여 행동 원칙을 따라 구현될 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다.

저자인 사이먼 시넥은 Why를 명확히 세우고, 그 why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원칙 How를 책임 있게 임하며, 우리의 모든 말과 행동인 What이 일관성을 갖췄다면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순서라고 강조한다.

즉 Why에서 먼저여야 하는 것이다. Why에서 시작할 때 그 실현 방식을 How로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으며, 일관된 What을 통해 다른 이들도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을 믿는지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왠지 믿음이 가고, 왠지 저 제품에 충성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건드리는 변연계의 감정이 움직였기 때문이고, 이 변연계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 Why라는 것! 이 책을 통해 경영인들이 필히 알아야 할 핵심이다.


진정한 리더란 구성원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사이먼 시넥은 이야기한다. 믿음은 공통된 가치와 신념을 가진 사람에게 생긴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지 않는 이유이다.
보통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비슷하고 삶의 기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가까워진다.
우리는 자신이 소속감을 느끼는 문화에서 더 잘 성장하고,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리더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문화, 비슷한 삶의 기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책을 왜 이저서야 읽었을까?
아니..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다.

만일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난 블로그를 해야 하는 이유도 세우지 않은 채 그저 남들이 1일 1포 하니까, 남들이 이렇게 하니까..
막연히 산물로 1만 팔로워, 10만 팔로워를 외치며 남들 따라하기에 급급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나는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먼저 찾아본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나는 왜 리뷰를 남기는가?
나는 왜 블로그를 하고 싶은가?
나는 이 세상에 어떤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은가?

이것에 대한 답이 먼저 내려지고
이를 위한 행동원칙들을 세운 후 나의 블로그는 또 어떠한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까? 기대가 된다.

조직의 리더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Start with why>
각자의 삶의 리더로서 모든 이들에게 필히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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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조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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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중에 유명한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있다. 과학 지식들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고, 흥미를 가질 수 있게 전달해주는 이들이다.

대표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에는 <코스모스>를 통해 우주의 신비를 알게 해주는 '칼 세이건'

뇌과학에 대한 신비를 밝혀주는 <당신의 뇌, 미래의 뇌>의 김대식

물리학에 대해 이보다 더 쉽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싶은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의 '리처드 파인만' 등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다른 '과학 커뮤니케이터'를 만났다. 바로 '리처드 도킨스'

사실 그의 <이기적 유전자>는 그 제목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책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쉽게 도전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의 신작<불멸의 유전자>를 읽어보니.. 와.. 엄청나게 잘 읽히는 작가였다. 이렇게 글을 잘쓰고, 잘 설명하다니..

그의 책을 사놓고 안 읽고 있는게 있었는데. .이번에 꼭 읽겠노라.. 결심했다.

너무 생생한 일러스트 덕분에 내용 이해가 넘 잘 되는 <불멸의 유전자>

진화와 유전이란 주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길 강추한다.




이 책은 생명체의 진화 과정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읽히지 않는 형태로 존재하는 유전자들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사자의 유전서라고 하며 '펠림프세스트' 겹쳐진 양피지 위에 쓰인 문서로 표현한다.

그래서 우리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연구하다보면 과거에는 쓰임을 했던 유전자들을 발견할 수 있고 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우리의 진화 계통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동물은 조상 세계의 겹쳐쓴 양피지, 기술문서이고, 자연선택이 어떻게 그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유전자 풀을 조각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는가를 보여준다.

한 동물이 유연관계가 없음에도 다른 동물의 세세한 부분을 닮는 모습은 양쪽이 같은 생활방식으로 수렴되는 '수렴진화'를 설명해준다.

공통의 문제에 대해서는 '공통의 해결책'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계통수 전체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공통 습성들을 통해 수렴진화가 이루어졌음을 설명하는 리처드 도킨스의 '문장력'이 빛나는 부분이다.

또한 팰림프세스트의 바깥층에 있는 가장 최근의 원고는 동물 자신의 생애 동안 적히는데 이를 삶의 비유전서라고 하여 '뇌에 저장된 기억'이 어떻게 생존에 도움이 되는 가를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하나 있다.

뇌가 무엇이 보상이고 무엇이 처벌일지를 선택하는 방식 자체가 고정이 아니라 유전적 자연선택을 통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뇌의 기억은 '삶의 비유전서'인데.. 이 뇌의 선택은 '사자의 유전서'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위선택'을 통해 '사자의 유전서'에 보상과 처벌에 대한 내용을 조작한다면 '신체 부상을 보상'으로 느끼게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중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편에 등장한다..

서빙을 하는 '소'가 자신의 부위 어디 어디가 맛있을 것이라며 이야기하는 부분인데.. 은하수 책을 읽을 때는.. 말도 안돼.. 진짜. 엄청난 상상력이다 했는데.. 리처드 도킨슨은 진짜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를 세세히 읽어냄으로써 더 오래된 조상환경을 밝혀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생명체의 공존과 공생'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유전자가 생존을 위해 복제자로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생물은 포괄 적응도를 최대화함으로서 유전자의 탈것으로 역할을 했음을 이해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유전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여러 과학자들의 이견이 있는듯 하다. 이와 관련하여 스티븐 제이 굴드의 <원더풀 라이프>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


🗿 그래서 이런 책을 읽는 것이 삶에 뭐가 도움이 되는데?

우선 몰랐던 생명의 신비를 배우는 재미가 있다.

이제는 생명체의 행동이 그냥 하는 행동이 아님을 안다.

두번째는 인간이란 종의 별거아님을 깨닫는다.

유전적으로 사람이 고릴라, 침팬지, 보노보와 그닥 멀리 있지 않음을 알게 된다.

세번째 우리 조상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자연선택, 진화해옴에 감사하게 된다. 인간이기에 가진 한계가 또한 인간으로서의 축복임을 알게 된다.

어쩌면 우린 날개달린 종으로 진화했을지도..

마지막 네번째는 인간이 별거 아니지만 또 인간이란 특수성을 알게 된다.

DNA적으로 정말 유사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인간만이 이렇게 진화했다는 것이 대단하구나 싶다.

제일 대단한 것은 다른 종들과 달리 인간은 다른 종들에 대해 부단히 관심을 가지며 연구한다는 것. (그 과정에서 멸종을 시키는 것도 인간이긴 하지만)

그렇게 생명의 신비로움과 인간의 위대함과 하찮음을 동시에 생각해볼 수 있는 책 <불멸의 유전자>

완전 재미있고

완전 유익하고,

완전 강추한다.


#불멸의유전자 #리처드도킨스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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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인간 - AI 시대, 문명과 문명 사이에 놓인 새로운 미래
김대식.김혜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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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특이점이 온다>와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를 연속으로 읽었어요.

AI의 신봉자 레이 커즈와일의 이 두 작품을 읽고 나서 든 첫번째 생각은

두.렵.다 였어요.

레이 커즈와일이나 책에서 등장한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AI를 다룰 수 있고, 그것들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죠.

그들에게 AI는 축복이고, 엄청난 기회일거예요.

하지만 실제 AI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고,

뭔가 무섭긴 한데.. 그냥 그 발전을 지켜만 보는 소시민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세상이 두렵기만 했어요.

커즈와일의 말대로 우리 뇌의 신피질이 다 연구되어 하나하나 다 쪼개져 디지털화되고 더이상 뇌라는 물리적 한계를 가지지 않게 된다면.. 과연 나는 누구인지?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지?

레이 커즈와일이 이에 대한 분명한 답을 해주지 않다보니 더 불안해졌어요.

커즈와일은 그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해봐야한다 정도로만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다행히 이런 비슷한 질문을 김대식 교수님과 김혜연 안무가님께서 던져주세요.

김대식 교수님은 지금 우리를 '호모메디우스'라고 명명해요.

호모사피엔스가 이룩한 현대 문명과 앞으로 AI가 만들어낼 '미지의 세상(테라 인코그니타)' 사이에 잇는 오늘날의 인류, 그 마지막 세대라는 것이죠.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에서 두려움과 기대를 갖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들.

호모메디우스, '사이 인간'인 우리들이 가져야 할 질문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15명의 지성인들은 어떤 대답을 하고 있을까요?

최재천 교수님은 왜 인간이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는냐? 라고 질문해요.

그리고 답하죠. 무의식적으로 인간이 지구에 저질러온 일들을 기억하기 때문이라고요.

진짜 인간들이 너무하긴 했죠. 이렇게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고 멸종시키다니..

그래서 우리보다 더 지능적으로 뛰어나고 똑똑한 존재가 등장하면, 그 존재가 인간이 생태계와 동물에게 했던 것처럼 우리를 똑같이 대할까봐 걱정하는 거라고 해요.

그런데 과연 AI가 '자아'를 가질까? 아직 최재천 교수님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이야기해요. 스스로 의미를 찾지 않고 그냥 존재하고 행동할 뿐이라고 보죠. 과연 AI철학자가 등장할 수 있을까요?

인간과 AI가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하는데, 인간이 그동안 자연과 동물을 지배하고 이용한 방식 그대로를 AI가 학습한다면 인간 또한 AI에게 지배당하고 이용당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인공지능을 통해 더 나은 공존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일지 모른다고 보시네요. 완전 공감해요.

흥미로운 의견을 보이는 작가 중에는 장강명 작가님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예요.

"저는 AI가 인간처럼 의식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AI가 의식을 지녔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단순한 착시일 뿐이죠. 의식이 있다고 해도 AI는 인간의 유한성이나 몸을 통한 경험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신체적으로 한계가 있고, 고통을 느끼며 시간의 흐름을 경험합니다. 이런 것들이 인간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AI는 그 부분을 공감하기 힘들 거예요."(54쪽)

그런데 레이 커즈와일은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에서 이제 인간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노화를 지연시키고, 수명 연장 심지어 불멸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해요. 그렇게 인간이 유한성을 벗어나게 되면 그때는 인간도 의식이라는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텐데. .그렇다면 그때의 인간은 AI 와 차이가 무얼까요?

장강명 작가님은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인간다움이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말해요., 그는 인간이 가진 한계, 고통, 기쁨 같은 감정들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하죠. 이게 이유가 될 수 있을가요? 그것들은 인간이 느끼는 그저 감정의 표현의 하나가 아닌지..우리가 고통을 느끼려고 살아가는 것이었나 싶네요.

제일 흥미로운 부분은 인도학자인 강성용님과의 인터뷰예요.

인도학자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는데..

초월적 명상이나 다양한 종교적 세계관이 살아 있는 인도 출신 과학자가 많다는 점도 새삼 신기했어요.

AI시대에 인도철학의 관점에서 인간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특히 더 주목했어요.

"우리는 인간이 물질적으로 생물학적 단위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 구성된 존재라는 점을 종종 잊곤 합니다. '나'라는 1인칭 관점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가 맞닥뜨릴 문제들을 간과하지 않고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1인칭 경험과 인식, 설명이 정보 가치 면에서 낮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내가 실제로 경험하는 세계를 직면해야 합니다. 우리는 정보뿐 아니라 정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인지 과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관계로만 환원할 수 없는 1인칭 주제의 문제 역시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고민과 해답이 가장 많이 누적된 전통이 바로 인도철학이며, 그 가치는 점차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AI가 나에 관한 정보를 나보다 더 많이 알 수 있어도, 나의 느낌을 대시 느낄 수는 없습니다. 인도철학은 '나'라는 존재가 환상일지라도, 그 환상이 가진 경험을 이어가는 것이 바로 인생임을 가르쳐왔습니다. "

인간이 여전히 인간답기 위해서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인간이 여전히 인간임을 기억시켜주는 것이 예술의 가장 큰 숙제가 될 지도 모른다는 말에서 '예술'의 의미는 또 무엇인지?

최진석 교수님은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냐'를 고민하기 보다는 'AI 를 진짜 내것으로 받아들여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인재를 키워내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자신을 궁금해하는 태도'를 가지라고 하는데 이것과 인도철학이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결국 철학하라는 말인가? 싶기도 하구요.

이 책에서 던져지는 질문들과 답변들이 부족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AI 시대가 도래하였음에 불안하고 초조하던 마음이 이 책 덕분에 조금은 진정된 부분이 있어요.

AI 시대의 도래를 피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도래 이전에 차분 차분 준비할 수 있어요. 시대의 흐름을 읽으며 다가올 AI시대를 두려움이 아닌 기대와 환영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죠.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고요.

분명 AI를 잘 활용하여 공존할 수 있을 방법을 우리는 찾을 테니까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해준 덕분에 재미있고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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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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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 작가님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읽었어요.

이 중 하나의 에피소드가 바로 다와다 요코의 <영혼 없는 작가>예요.

다와다 요코

1960년 일본 도쿄 출생

와세다대학에서 러시아 문학 공부, 19살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홀ㄹ ㅗ독일로 감.

이후 일본어와 독일어를 오가며 글을 씀.

신형철 평론가는 "언어의 이주민"이라는 표현을 써요.

다와다 요코 작가 때문에 자신이 모국어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죠.

거기에 영혼이 비행기처럼 빨리 날 수 없기에 여행을 다니면 '영혼을 잃어버린다'는 작가으 ㅣ말에 신형철 작가는 "작가란 본래 영혼이 없어야 하는 것"아니냐라는 말을 해요.

언어의 자유로운 구사가 아니라 언어로부터의 자유로움이라고요.

이러한 평론 글이 2011년에 작성되었는데. 2025년에 이 책이 다시 복간되어 출판이 되었어요.

이에 신형철 평론가님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셨네요.

"십수년 전에 이 책을 읽고 제가 느낀 것은 '낭패감'이었습니다. '언어의 이주민'만이 가 닿을 수 있는 간-문화적 통찰을, 이론과 개념이 아니라 관찰과 상상의 역량만으로 산출해서. 물처럼 흐르고 섞이는 무의의 구조와 결정처럼 투명한 문장으로 전달하는 책이었습니다.덕분에 저는 모국어와 유착된 채로 살아온 이가 가진 사유와 표현의 능숙함이란 편협함의 다른 상태일 수도 있음을 자각했고, 그 자각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어 오랫동안 저를 간섭해왔습니다. 이 책이 더 온전한 모습으로 복간돼서 저는 다와다를 처음 읽은 그날처럼 설렙니다. 이것은 어떤 아름다운 것에 다시 상처입기를 바라는 것과도 같은 이상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읽기 전부터 두려웠어요.

혹 이 책을 읽고 내가 가진 모국어의 유착을 나도 깨닫고 '낭패감'을 느끼면 어떻하지?

나의 부족함에 몸서리쳐지면 어떻하지..

아.. 다행입니다.

저는 아직 그 정도의 수준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저에게는 그저 '독일'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나라 속에서 생활하는 이방인의 모습만 느껴졌어요.

언어뿐만 아니라 사물들 하나 하나에 있어서도 익숙함에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다시 찾아보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다와다 요코'라는 독특한 인물만이 느껴졌어요.

그와 나의 차이점, 그 간격이 '나의 부족함'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그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의 다양함으로만 읽혔어요.

저는 책을 읽는 어머니가 책 속으로 사라질까봐 겁이 난 적도 없었고, 만년필이 독일어로 '남성명사'라고 해서 이를 실제 남자라고 애써본 적도 없어요.

그래야 할 필요성 자체도 느끼지 않았어요.

아마도 이것은 그만큼 언어에 민감도를 가지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그때 나도 목소리 양탄자를 만들려고 해보았다. 완전하게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목소리를 내자 동시에 울리는 주변의 목소리들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들었다. 나는 말을 하면서 이 주변의 소리에 주의를 기울였다. 주의 깊게 듣는 자리에 이야기가 등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의 깊게 들음으로써 이야기가 생겨났다. 어쩌면 입이 아니고 귀가 이야기하는 기관이 맞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왜 햄릿 아버지의 입이 아니라 귀에 독을 부었겠는가? 세계로부터 인간을 단절하기 위해서는 입이 아니라 귀부터 파괴해야 한다."(64쪽)

와.. 햄릿에서 아버지가 독살을 당한게 귀에 독을 부었던가? 세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아요.

다만 이 문장을 보면서도 '청취'를 막아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입에 부으면 토해버릴 수 있으니. .토할 수 없는 귀에 부은 거 아닌가. .막연히 이렇게 생각했는데 말이죠.

이야기 중에서 전철에서 책 읽기 에피소드가 있어요.

저도 지하철에서 책을 자주 읽는 편이라 흥미로웠어요.

도쿄 사람들은 언제나 전철에서 책을 읽는다고 해요.

그런데 재미있어요.

"전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에게는 특이한 습관이있다. 그들은 책을 얼굴에 바싹 대고 읽는다. 그래서 책으로 얼굴을 가리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쉽게 든다. 책은 읽는 사람들의 얼굴에 두번째 이름과 호칭을 주는 마스크라 할 수 있다."(103쪽)

전철에서 책을 읽을 때 젊은 여자들은 군인처럼 똑바로 서있다. 그에 반해 정장을 입은 남자 회사원들은 기분 좋은 고양이처럼 등을 구부리고 있다.

아마도 전철 안의 묘사 장면이 아닐까 싶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기도 하고, 이때와 지금은 풍경이 많이 달라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어찌되었든 책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책 이야기가 책 안에서 등장하는 것도 너무 좋네요.

책 속의 책으로 다와다 요코가 일본어로 쓴 글을 페터 푀르트너가 독일어로 옮긴 글을 옮긴이인 최윤영이 한국어로 옮긴 <사전마을>이란 글이 일본어, 독일어, 한국어 이렇게 세개 다 지면에 표현되어 있는 구간이 있어요.

같은 내용이지만 언어가 다르니. .무언가 다른 느낌을 주죠.

참고로 일본어에는 단어와 단어사이의 띄어쓰기가 없어요.

그림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문장과 문장은 마침표로 끊고 있지만 단어와 단어는 띄어쓰기가 없어요.

어떻게 그럼 그 단어를 알 수 있는지 신기하네요.

이번 작품은 다와다 요코의 대표작인 [유럽이 시작하는 곳] [부적] 전문과 [해외의 혀들 그리고 번역]에 수록된 글들을 가려 뽑아 묶은 책으로 소설과 에세이가 뒤섞여 있어요.

그래서 읽다가 이게 지금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살짝 헷갈리는 경우도 있어요.

말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인간의 행위를 정말 잘게 쪼개어 어떻게 소리가 채집되고, 몸에서 이를 소화시키며 변화되어가는지, 이 언어의 해석에 있어서 문화적, 사회적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는 지에 대한 예민성을 보여준 작가 다와다 요코..

비록 이와 같은 예민함은 갖추지 못했지만 덕분에 뾰족한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봤어요.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해주어 기쁜 마음으로 읽었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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