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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2
제인 오스틴 지음, 윤지관 옮김 / 민음사 / 2006년 3월
평점 :
제인 오스틴의 처녀작. 이성적인 언니 엘리너와 감성적인 동생 메리앤의 연애 이야기. 나는 '오만과 편견'을 먼저 봐서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비교하면서 봤다.
중반까지는 '오만과 편견'과 너무나 비슷한 인물구도, 주제, 분위기 그리고 떨어지는 문체, 재치 때문에 흔한 열화카피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상당히 부당한 평간데, 난 후기를 보기 전까지 '오만과 편견'이 먼저 나온 걸로 착각하고 있어서 더 편협하게 평가를 했다. 그런데 2장 막바지에 들어서부터 확 재밌어지기 시작하는데, 각자의 욕망, 시기, 멸시, 동경, 분노, 애정 등을 예절이라는 가면을 쓰고 태도와 눈치로 주고 받는 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더라.
중반까진 인물들 소개와 생명력을 불어 넣는 과정이 좀 지루했으나, 완성된 인물들 사이로 사건을 이리저리 굴리는데 이게 또 럭비공이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진행에 있어 약간의 무리수는 있으나 깜찍한 애교라는 느낌이라 오히려 흥미를 더했다.
주인공들이 작품에서 마음고생이 심하지만 끝내는 행복하게 보상을 받아서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었다. 나는 새드엔딩도 매우 좋아하나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그런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아서 비극으로 끝났으면 좀 많이 찝찝했을 것 같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다 비슷한 느낌이라고 하니 한권만 볼 생각이면 '오만과 편견', 다 볼 생각이면 쓴 순서대로 '이성과 감성'부터 읽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