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누군가에게 냉정하다는 말을 할 때는 그 누군가가 감정이 매말라 있다던가 연민, 동정심 등의 감정이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어떤 의미에서 모두 냉정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뭔가 현실과는 괴리된 이야기로 들립니다. 그래서 책을 보고 있으면 분명 상당히 무서운 내용이지만 그렇게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 결과, 책을 읽고 있는 우리들은 이 책에서 등장인물들의 생각의 흐름, 사건의 진행을 완벽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는거죠. 여기서 이 "고백"이라는 추리소설의 묘미가 생기게 됩니다. 이야기에 100% 빠져들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외부에서 바라봄으로써 작가가 만든 추리의 흐름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우리는 그 흐름과 변화를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추리소설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소재와 표현으로 그러한 객관적인 독자의 역할을 만들어낸 건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전 그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재밌게 읽었구요.
책을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전부 읽었습니다. 결말은 예상했던 내용은 아니지만 납득이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두개의 내용이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맥락상 크게 다를것 같지는 않습니다. 로봇과 감정 이 두가지는 지금 시점에서는 단지 SF에서 주로 다루는 소재일 뿐이지만 먼 미래에는 우리가 직접 겪게 될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 시전에서는 인공지능이란 부분이 요원해보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그런대 플루토의 주인공들이 로봇이라는 부분을 다른 요소로 치환시켜도 내용상 무리가 없어집니다. 만화에서는 거대한 음모의 일환으로 로봇들이 이용당하고 이를 저지하지만 현실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이용하고 이를 저지하는 것도 인간이 하고 있습니다. 결국 로봇이라는 매개체를 빌려서 이야기 하고 있지만 플루토는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사회를 이야기 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조금 다른 형태로, 다른 시점에서 말이죠. 여튼, 모든걸 떠나서 8권을 이 만화는 재미있습니다.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고요. 아직 플루토를 보지 않으신분들은 한번 읽어봐도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사서 집에 두고 봐도 아깝지 않은 만화니까요.
예전의 이야기인데, 기독교를 충실하게 믿는 군대 후임이 있었습니다. 그 후임과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진화론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친구가 창조설에는 증거가 있다면서 진화론에 배척되는 증거들이 무엇무엇 있다고 말하더군요.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그래도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그 후임이 바보는 아니었거든요) 생각해봤는데, 전 그 내용들을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를 읽어보니 참 (다른이에게)설명하기 편하게 진화론이 사실인 이유를 정리하고 있네요. 전 물론 진화론이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증거들도 여러 언급할 수 있지만 이처럼 체계적으로 정리한 내용들은 다른 이들과 이야기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느끼는 바지만, 리처드 도킨스는 탁월한 이야기꾼입니다. 이 책에서도 그러한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요. 여러 사실들을 흥미롭게 설명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 있는 진화론의 증거들을 재미있게 풀어서 이야기 하는 것은 책의 내용뿐 아니라 글을 풀어가는 기술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진화론은 하나의 사상으로도 여러분야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진화론이 왜 다른 사상들에 영향을 주었고, 무슨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프로그래밍이라는 제 분야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흥미롭고 보편적인 진화론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