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누고 가는 새
조동광 그림, 임길택 글 / 실천문학사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시인, 임길택 선생님. 아동문학가인 우리 선생님께서는 시를 주로 쓰신다. 시 중에서도 '임길택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 라는 시가 있다.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고 아이들을 가르칠 때면 임길택 선생님이 생각난다는 시였다. 그런 시까지 쓰실 정도로 임길택 선생님을 좋아하시는 우리 선생님은 임길택 선생님의 시집을 많이 소개해 주셨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똥 누고 가는 새'이다. 지금도 선생님이 '똥 누고 가는 새'라는 책을 소개해 주셨을 때 제목이 웃겨서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그런 생각이 확 가셨다. 표지에 마지막 시집이라고 쓰여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임길택 선생님께서 일찍 돌아가셨다는 것은 알았지만,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나의 마음을 더 뭉클하게 만들었다.

  유난히 스님과 시골에서 있었던 경험을 시로 표현한게 많았었다.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예고(?) 하듯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시도 있었다. 바로 이 시였다.

 

엉겅퀴

꽃봉오리 아니어도 좋아요.

꽃술이 아니어도 좋아요.

 

 잎 끄트머리 가시 하나

흙에 묻혀 든 실뿌리 하나

 

그 어느 것으로라도

내가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꽃봉오리 아니어도 좋아요.

꽃술이 아니어도 좋아요.

 

- 똥 누고 가는 새 中 -

 

정말 자신의 죽음을 예고라도 한 것일까? 꽃 하나를 보면서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한 임길택 선생님. '사회에, 세상에 중요한 인물로 태어나지 않아도 되니까 정말 하찮은 인물이라도, 아주 평범한 인물이라도 다시 태어나게만 해 달라.' 라는 말 같다. 우리들을 위해 더 많은 시를 남기고 싶어서 였는지, 아직 마음 속에 묻힌 것이 너무나 많아서인지는 몰라도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더 부러울 게 없겠다.라고 생각되는 시.

이제야 나의 담임 선생님 마음을 이해하겠습니다.

임길택 선생님. 뵙고 싶습니다. 정말 뵙고 싶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미 불가능한 일이니, 꿈 속에서라도 책 속에서라도 꼭 뵙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남겨두고 가신 시를 읽어보며 꼭 바르게 살겠습니다.

임길택 선생님.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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