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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이아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18
에우리피데스 지음, 김기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2월
평점 :
『메데이아』
#에우리피데스 /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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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드라 : 트로이젠의 여인들이여, 펠롭스 땅 이곳에 가장 멀리 떨어진 앞뜰에 거주하는 이들이여, 밤새도록 기나긴 시간 동안 이미 나는 인간 삶이 어떻게 파괴되는지 숙고했습니다. 사람들이 더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은 타고난 판단력 때문이 아닙니다. 많은 이가 올바른 판단력을 갖추고 있지요. 아니, 이렇게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는 무엇이 옳은지 알고 그것을 인식하지만 실천하려고 애쓰지 않아요.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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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로 손꼽히는 에우리피데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를 "가장 비극적인 시인"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의 대표작 3편을 만나볼 수 있다.
▪️「알케스티스」
이올코스의 왕 펠 아드메토스는 아폴론의 의해 명이 다하여 죽음이 임박했을 때 대신 죽어줄 사람이 나타난다면 삶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아내 알케스티스만이 남편을 대신해 죽겠다 나선다. 그녀가 죽고선 헤라클레스가 죽음의 신 타나토스와 싸워 되살린다.
▪️「메데이아」
아버지인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를 배신하고 아르고 원정대 이아손에게 황금양털을 손에 넣도록 돕는다. 하지만 그녀 역시 남편에게 배신 당하는데.. 복수의 방법으로 두 아들을 제 손으로 죽인다. (표지는 외젠 들라크루아의 메데이아,1838)
▪️「힙폴뤼토스」
아르테미스 여신을 경배하고 아프로디테에겐 정 반대였던 힙폴뤼토스는 그에 대한 응징으로 사건에 휘말리는데... 계모 파이드라에게 모함을 받은 뒤 아버지 테세우스에게 쫓겨나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희곡은 낯선 장르라 선뜻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그리스 신화라는 점에서 용기를 내볼 수 있었다.
위의 3편을 읽으면서 느낀 ▪️첫번째로는 코러스가 있지만 인물들의 대사가 중심축이기 때문에 굉장히 날 것으로 다가왔다. 서술형 묘사가 아닌 실제 목소리가 울리는 느낌, 스크린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다소 불편한 관객석에 앉아 무대 전율을 전달받는 듯했다. ▪️두번째는 3편의 공통점이었는데 모두 가족안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 부부가, 그로인해 자식이, 또 부자가... 가장 가까이 당연시 되었던 관계에서 제일 먼저 상처와 갈등이, 증오가 솟는다. 이 자체만으로도 비극 중 비극이라 할 수 있겠다. ▪️세번째는 이 책을 읽기 전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다. 여성들의 위치, 여성을 바라보는 시대의 관점이다. 남편 대신 자신의 목숨을 내어준 알케스티스. 자신의 삶을 잇고자 아내의 죽음을 그저 슬퍼하며 지켜본다. 환생 역시 (남성)영웅의 의해 만들어진다는 점, 여성의 생과 사는 모두 남성의 손에 달린 아이러니란. 조국과 아버지를 배신한 메데이아는 또 어떤가. 처자식을 위해 재혼을 선택했다는 남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상황 자체도 우스워졌지만 "만약 당신 남편이 새로운 결혼을 존중해도 그런 이유로는 그에게 칼을 갈지 마세요. 이런 일에는 제우스가 당신의 변호인이 되실 겁니다. 당신 남편에 대해선 지나치게 괴로워하지도 지나치게 울지도 마세요."라거나 "품에서 아이들을 잃은 여자는 마님 혼자만은 아니랍니다. 필멸의 인간이라면 불행을 가볍게 견뎌 내야만 하지요"라며 아내로써, 엄마로써의 인내를 강조한다. 아르테미스를 찬가로 숭배하지만 아프로디테에겐 경멸에 가까운 입방정(?)을 떤 힙폴뤼토스. 하인의 조언도 고깝게 들으며 그의 오만함은 하늘을 찌른다. 경솔한 언어로 자멸하는 셈. 여기서 그가 내뱉는 말들, 아프로디테뿐 아니라 여성들을 지칭하는 말들, 이를 테면 "오 제우스여, 왜 당신은 위조된 여자들을 햇빛 안에 살게 하여 인간에게 재앙이 되게 하셨나요? 꼭 여자를 빌려 종족을 낳을 필요는 없었겠죠.(중략) 그러니 여자가 커다란 재앙인 것이 분명하구나. 낳아 주고 길러 준 아버지는 거기에다 지참금을 더해 딸을 떠나보내는데,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지. 혼인한 사내는 이 해로운 피조물을 집 안에 들이고는 가장 해로운 형상에 예쁜 장신구를 붙여 주며 기뻐하고 불쌍한 사내, 그녀를 의복으로 감싸 주려 생고생하네 집의 재산을 점점 탕진하면서 말이다." 등등. 읽다가 뒷못 잡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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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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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이아
#알케스티스
#힙폴뤼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