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음식이 넘쳐나는 삶을 살고 있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나서도 디저트를 또 먹으러 가는 칼로리 과잉 섭취를 하고 있다.
다이어트는 둘째 치고, 미칠 듯이 계속되는 식욕의 정체가 뭘까? 궁금한 점이 많아서 이번에 '식욕 혁명'이라는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우리가 느끼는 맛에 관한 분석과, 맛을 더 잘 느끼게 해주는 후각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식욕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제일 재밌게 읽은 부분이기도 하다.
식욕이 단순한 배고픔이 아니고 감정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과 복잡하게 얽혀서 나타난다고 한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의 네 가지 맛을 아주 세세하게 설명해 주는데, 신기한 점은 내 감정 상태에 따라서도 같은 맛을 강하게 또는 약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좋아하는 맛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정하다고 한다. 생각해보지 못한 명제인데, 뭔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듯도 하다. 그런 의심이 들 때쯤이면 실험한 결과를 가지고 와서 근거를 뒷받침해 준다.
맛을 얼마나 강하게 느끼는지에 관한 실험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맛을 평소보다 적게 느낀다는 결과가 있었다. 음식이 아니라 맛의 용액을 테스트하는 것이었는데, 스트레스를 받은 날은 유독 단맛을 약하게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 평소보다 더 단 것이 먹고 싶었던 거였다.
단맛이 스트레스를 완화해 주고 사람을 평온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맛은 단순한 선호도가 아니라, 인간의 뇌에도 작용하는 부분이 있다는 말이다. 너무 신기하지 않은가?
이어서 우리가 왜 음식을 과잉 섭취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다룬다. 이는 시각적인 것과 연관이 있다. 우리의 지각 능력은 눈앞에 음식이 많이 있을 경우, 실제로 내가 섭취한 양을 추정해보라고 하면, 실제 먹은 양보다 훨씬 적게 먹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술잔의 모양으로 실험을 하는데, 잔 모양에 따라 마시는 속도가 달라진다는 점, 같은 초콜릿인데 각진 모양보다 둥근 모양일 때 더 달게 느껴진다는 점, 음식을 담는 접시 모양에 따라 맛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점 등을 예시로 들어, 시각적인 요소가 우리가 맛을 느끼는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뒷부분으로 가면,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팁도 제공한다.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며 먹고, 식사 전에 물을 한 잔 마시는 것, 다양한 색깔을 가진 음식을 섭취하는 것 등을 추천한다. 또한 TV를 보는 것보다 TV를 끄고 적당한 조명을 켠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내가 느끼는 감상이 달라진다고 한다.
내가 기억나는 것들만 작성을 해 봤는데, 세세하게 하나하나를 옮길 순 없고 실제로 이 책을 읽어보고 자신의 식욕에 대해 사람들이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을 쭉 읽어 보면, 우리가 뭘 원해서 어떤 음식을 먹고 싶어지는지, 내가 어떤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맛을 원하고 더 먹고 싶어하는지를 잘 알게 된다.
이 책은 식욕을 억제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거나 다이어트를 위한 책은 아니다. 오히려 음식의 맛과 사람의 몸, 마음이 받는 영향을 다룬다. 반대로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단순히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 배고프다" 라는 것만이 식욕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내 몸과 마음이 원하는 맛, 그게 식욕이란 점. 그리고 식욕을 파악하고 나를 잘 알 수 있도록 이 책이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