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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라
무옌거 지음, 최인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평점 :

"자기 팔자는 자기가 꼰다." 이 말이 이 책에서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유명한 영화 대사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알아." 라는 말 처럼, 이 세상은 남을 배려하고 착하게 살면 손해를 보는 일이 많은 듯하다. 가끔 세상을 돌아보면 나쁜 사람이 더 잘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곤 한다.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반감이 들었다. 세상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내게, 조금은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자니, 내게도 착한아이 컴플렉스가 있고 그로인해 어쩌면 '조금' 손해도 보고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내 삶이 조금 더 나았으려나. 그것보다 조금씩 이해를 하게 된 것은, 나는 아무래도 남들이 쉽게 보지 못할 큰 덩치와 험악한(?) 얼굴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친절을 베풀어도 쉽게 호구가 되지는 않는 인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데 있어,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살아간다면 참 좋은 세상일거다. 하지만, 늘상 이론은 실제와 다르니 문제가 발생한다. 배려를 하는 사람이 더 대우받는 세상은 커녕, 그것을 등치며 살아가는게 허다한 세상이다. 이러한 일은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며 누구나 그 표적이 되기 싶다. 한 때 개그 소재가 되기도 했던 대학교 조별과제 스토리도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을거다.
그렇다면 이런 세상에서 피해를 보지 않고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의 저자는 그 첫번째로 잘 거절하는 것을 주장한다. 사실 모든 악몽의 시작은 거절해야 함에도 마지 못해 받아들이면서 시작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처음 시작부터 하지 않는다면 나쁜일이 일어날 불씨조차 없을 수 있는데, 처음 거절을 못해버리면 수습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남에게 친절하게 구는 것과, 거절을 하는 것은 서로 다른 카테고리이니, 불친절해 보인다거나 하는 걱정은 일절 말고 잘 거절하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겠다.
첵을 읽으면서 좋은 사람이 되면 더 힘든 세상을 맞이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서로 기본적인 예의만 지키며 살 수 있다면, 더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살아갈 수 있을텐데 아쉬웠다. 그럴 여유조차 없는 세상인 것 같아 안타까웠다. 어쨌든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이 함부로 할 수 없는 내가 되야하는 건 맞는 듯 하다. 타인으로부터 많이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한 번쯤 자신을 막아줄 우산 정도 스스로 들 줄 알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