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입시가 걱정된다면,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진동섭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 서울대 입학사정관이 알려주는 입시 맞춤형 공부법
진동섭 지음 / 포르체 / 2020년 4월

나는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의 교육제도를 잘 알아서,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어떤 점이 문제다! 라고 속 시원히 짚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받고 자라온 교육제도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바른 제도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기 때문이다. 한 때는 교사라는 직업을 꿈꾸기도 했지만, 학창시절을 보내며 우리나라에서 학교라는 곳의 역할에 대한 회의감에 일찌감치 접었다. 내가 대입 수능을 치른지도 10년이 훌쩍넘었다.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아주 높다보니, 입시제도도 정말 자주 바뀌는 듯 하다.(다른나라도 그런지는 역시 잘 모른다) 나만 해도 한 해 선배들과는 다른 수능을 보았는데, 내가 졸업하기 전에 이미 후배들의 대입제도도 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 지금은 나때와는 얼마나 다를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했던가,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싫으면 외국으로 떠나서 교육을 받으면 되겠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다면? 우선 우리나라 제도를 잘 파악하고 잘 해쳐나가야 한다. 당장에도 교육이 흘러가는데 어쩌겠는가. 이 책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는 그런 점에서 아주 탁월한 책이었다. 우리나라 현재의 교육제도와 앞으로 예정된 입시제도를 아주 철저하게 분석해 두었고,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것을 일찍부터 준비해야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런 교육이 옳고 그름을 떠나 현 제도가 그러니 그 부분은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한 번 더 밝혀두자면, 책을 읽으면서도 이런 입시제도가 나때보다 더 나쁘다는 생각만 컸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진다고 볼 수 있다. 1장과 2~4장이다. 1장에서는 정말 교육자 입장에서 아이를 어떤 식으로 공부하는 아이로 교육할지에 대해 말한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을 가까이 하게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각 과목별 학습 방법도 제시해 준다. 어쩌면 이 부분은 더 전문적인 지도서나 전문가들의 설명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학생 입장이나 학부모 입장에서 이 정도는 알고 있으면 학습하거나 교육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 책의 핵심은 2장부터 시작된다. 1장에서 '공부'에 포인트를 맞췄다면, 2장부터는 정말 '입시'에 초점을 두고 설명한다. 현재 대입 입시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부터, 앞으로 2029년까지 입시제도가 어떤 식으로 발전해 나갈 예정인지도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전략을 선택해서 입시를 준비해야하는지를 코칭해주는 책이다. 입시에 대해 이토록 자세히 설명한다는 것에 놀랐고, 또 이토록 복잡하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입시 위주의 교육법이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내는데 얼마나 기여할 지는 모르겠다. 다만, 현 제도 하에서 좀 더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여 양질의 수업을 듣고 인재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가 있는 학생이나, 혹은 그렇게 아이를 지도해 주고 싶은 부모가 있다면, 이 책이 안내서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