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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울대 글쓰기 특강'
박주용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어려서부터 수학과 과학은 좋아했고, 자신이 있었지만 국어, 글쓰기에는 자신이 없었다. 독서를 좋아하지 않았고, 글쓰는 것은 아마도 두려워 했던 것 같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매번 수능공부만 하는게 지겨웠던 건지, 난데없이 독후감상문 대회 벽보를 보고 참여하게 되었다. 선생님의 권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당시엔 수시모집보다는 정시에 집중하던 분위기라 스펙을 쌓기 위함도 아니었다. 그저 잠시나마 일탈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랬던 대회에서 고등부 1등을 했다는 결과를 받았다. 국어선생님께서는 본인에게 말도 없이 그런 대회에 참여를 한 것에 대해 장난스런 꾸지람이 있었다. 그렇게 글쓰기로 상을 받아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지 싶다.
대학교때도 실험보고서를 작성하긴 했지만, 뭔가 장황한 '글'을 쓴다는 일은 거의 없었다. 교양 수업의 레포트 정도였을까. 4년의 대학교 수업에서 글쓰기라는 수업은 1학기 교양과목이 전부였던 것 같다. 이 책 저자이자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신 박주용 교수님의 말씀대로 우리나라는 글쓰기 교육에는 한참 인색한 것 같다. 1장에서 글쓰기 교육에 대해 미국의 몇몇 사례를 말해주는데,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글쓰기 교육을 아주 중요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서 말을 시작하면, 끝도 없이 할 말이 많겠지만 글쓰기 부분도 얼른 채워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대학교에서라도 그런 교육이 좀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 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면에서 이 책이 참 좋았다. 이 책은 박주용 교수님께서 서울대학교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면서 그것을 토대로 책을 써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책 내용에 학생들의 글이 소개되기도 하고, 천천히 듣다보면 마치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나 책에는 33가지의 글쓰기 트레이닝이 함께 들어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글쓰기를 직접 해볼 수 있는 길도 열어주고 있다. 무턱대고 글을 쓰려면 어려울 수 있지만, 마치 예제 문제를 푸는 듯한 트레이닝 글쓰기를 따라가다 보면 쉽게 글쓰기에 뛰어들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글쓰기는 학생뿐만 아니라 누구도 뗄 수 없는 기술이라고 생각된다. 인터넷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자신이 쓰는 글의 파급력은 어느 때 보다도 강력하다. 내가 쓴 글을 전국의 어떤 이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번역기능의 발달로 전 세계의 누구든지 읽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따라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을 찾는 사회적 요구는 더욱 더 늘어날 것이며, 글쓰기는 더욱 필수적인 능력이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지금도 글로 남기고 있으니 말이다. 글쓰기를 어떻게 연습하면 좋을지, 혹은 자녀들에게 글쓰기를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지로도 참고하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